[이슈분석] 검찰 '패트충돌사건' 여야의원 무더기 기소...여야 "화들짝"
[이슈분석] 검찰 '패트충돌사건' 여야의원 무더기 기소...여야 "화들짝"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0.01.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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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6일 당시 국회 회의실 앞에 드러누워 진입 막는 자유한국당

검찰이 2일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 13명·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을 불구속 기소, 여야 의원 11명(한국당 10명, 민주당 1명)을 약식기소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이들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할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반발했다. 여의도 정가는 이날 기소로 인해 향후 공천은 물론 선거 진행 과정에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들을 공천할 경우 추후 보궐선거를 대거 치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조광환 부장검사)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 23명 등 24명, 민주당 의원 5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국회 회의장 소동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다. 또 한국당 소속 보좌관·당직자 3명, 민주당 소속 보좌관·당직자 5명 등 총 8명도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다. 여야의원과 당직자 등 총 37명을 재판에 넘긴 것이다.

검찰은 한국당 의원·당대표 중에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 14명을 정식 기소하고 10명은 약식기소했다. 37명은 기소유예했다.
   
약식기소란 벌금형 등이 내려질 수 있는 사건에 대해 검찰이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형을 청구하는 절차이다. 기소유예는 피의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범행 동기, 수단·결과, 정황 등을 참작해 재판에 회부하지 않는 처분이다.
   
기소된 의원·당대표 가운데 황교안 대표, 강효상·김명연·정양석 의원 등은 패스트트랙 충돌이 벌어졌던 4월25∼26일에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의안과 사무실,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서 막아서는 등의 방법으로 민주당 의원과 의안과 직원 등의 법안 접수 업무와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와 김정재 원내부대표, 민경욱 당대변인, 송언석 의원 등에게는 공동감금·공동퇴거불응 혐의가 추가됐다.
       
'공동 폭행' 혐의로 고발당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4명을 정식 재판에 넘기고 1명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종걸·박범계·표창원·김병욱 의원 등은 4월 26일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를 폭행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아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가담 정도가 가벼운 박주민 의원에게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나머지 민주당 피고발인 31명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권미혁 의원 등 8명은 무혐의 처분했다.
     
한국당 "검찰, 청와대 권력에 굴복했나"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정과 균형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처분"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검찰은 국회에서 직권을 남용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의 불법 사보임을 승인하고, 이에 항의하는 여성 의원에게 강제추행과 모욕을 일삼은 국회의장에게도 무혐의 처분으로 면죄부를 줬다"며 "검찰은 국민의 눈이 정녕 두렵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불법에 저항한 동지들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지켜내고 함께 할 것"이라며 "한국당은 2020 총선 승리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 폭정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저희가 투쟁을 시작한 패스트트랙 추진은 그 자체가 불법이었다"며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저희들이 불법에 대해 헌법에 정해진 권리로서의 저항권으로 투쟁해오고 있다. 기소된 정보에 대해 무죄 주장을 할 것이고, 정의는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더기 기소는 정당하지 않을 경우가 많다"며 "대개의 사안에 정말 합당한 처리가 됐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검찰의 기소를 반박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번 기소에 대해 "기초적 법리에도 맞지 않는 '억지 기소'일 뿐만 아니라, 헌법상 삼권분립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위험한 기소'"라며 "명백한 정치 보복성 기소이자, 정권 눈치보기식 '하명 기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희대의 정치 탄압 기구로 악용될 공수처 설치법이 통과되고, 검찰 장악의 특명을 받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임명됨과 동시에 검찰은 곧바로 청와대 권력에 굴복하고 말았다"며 "검찰을 향한 전방위적 정치 공세를 못 이겨 끝내 야당 국회의원에 누명을 씌운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공수처법통과에 대한 보복성 기소냐"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그동안은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다가 공수처법이 통과되고 새로운 개혁 장관이 임명되자 '뒷북 기소'를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전반의 과정에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폭력 고발 건은 의도적으로 키워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를 8명이나 기소한 것은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검찰의 작위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의원들은 검찰 기소를 예상치 못했다는 듯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 "정치 검찰의 기계적 기소"라고 반발했다.

이종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은 '자유한국당의 국회 회의 방해 관련 고소·고발 사건'이 정확한 이름"이라며 "검찰이 이번 사건을 '패스트트랙 관련 고소·고발 사건'으로 네이밍한 것부터 중립적인 입장을 가장하면서 얼마나 의도적으로 왜곡된 프레임을 짜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검찰개혁에 대해서 자기편이 된 한국당에 사건 네이밍부터 보은했는데 민주당과 저는 이런 잔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소하면 기소하는 대로 당당하게 재판에 임해 무죄를 받고, 담당 검사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국회 모든 회의장이 한국당 의원들, 당직자들, 보좌진들에 의해서 철통 봉쇄된 가운데 사법개혁특위를 열기 위해 문을 열려고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한국당이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물리적으로 강력히 봉쇄하는 상황에서 과연 사법개혁특위를 열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에 대한 깊은 고려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는 날 검찰 조사 없이 경찰 조사만으로 기소한 점에 대해 그 시점과 수사 방법의 오묘함에 대해 혀를 찰 경지"라며 "한국당을 포함해 절반의 수사, 절반의 고민, 절반의 기소가 가능한 현실을 법정에서 재판부에 호소하여 진실과 진리를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창원 의원은 "저에 대한 부분을 포함해 경찰의 수사, 검찰의 기소 내용과 결과를 존중한다"며 "법정에서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공수처법 통과와 무관하다"
     
나병훈 서울남부지검 공보담당관 등 검찰 관계자들은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라는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 영상 등 증거를 파악해 폭력 정도가 중하면 기소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동기는 회의를 진행하려는 정당한 목적이 있어 그 점을 참작했다. 다만 원래는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를 방해한다 해도, 국회에서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해소해야지 자력구제로 해결하려는 건 적절하지 않다. 사보임이 부당하다고 생각해도 법이 정한 절차에 의해 대응해야지 물리적으로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답변했다.

검찰측은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통과가 영향을 미친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전혀 관련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도 처리가 아직 안 되지 않았나. 국민 여러분께서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것을 보다 빨리 처리 못 한 점은 송구하다. 다만 막중한 업무를 처리하는 수사팀의 입장도 헤아려 달라. 신속하게 하려 한 것인데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양형 규정을 보면?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165·166조는 폭력행위 등으로 국회 회의를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단체로 위력을 보이는 경우 등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더욱 무거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 회의 방해로 벌금 5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5년간 잃는다. 판결이 확정되면 총선 전에는 출마가 불가능해지고, 당선된다 하더라도 의원직을 상실한다.
   
검찰은 황 대표가 지난해 4월 25∼26일 국회 의안과 법안접수와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 방해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국회 회의장 소동 등 혐의가 적용됐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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