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르노삼성…신차출시 앞두고 파업에 발목?
기로에 선 르노삼성…신차출시 앞두고 파업에 발목?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2.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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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으로 최장기간 파업의 곤욕을 치렀던 르노삼성자동차가 연말에 또 다시 파업의 기로에 서게 됐다. 2019 임금교섭에서 양측의 입장차이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노사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판매 감소 및 내년 출시를 앞둔 신차 XM3 수출물량 확보 경쟁이 자칫 파업의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20일 르노삼성 등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동조합은 이날 8차 본교섭 이후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조짐이다. 집중교섭 마지막인 이날 교섭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파업을 통해 본격적인 쟁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66.2%의 찬성률로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은 이번 임금협상이 자칫 올해 6월까지 이어졌던 2018 임단협의 재현이 될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르노삼성의 2018 임단협은 1년 가량 접점을 찾지 못하고 역대 최장기 파업을 기록한 바 있다. 노사는 지난 6월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며 ‘노사 상생 선언문’을 발표했지만 결국 반년도 지나기 전에 파업의 암운이 끼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올해 임금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기본급이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을 주장하는 반면 노조 측은 기본급 12만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 외에도 임금피크제 폐지, 구조조정 반대 등을 요구하면서 사측과 평행선상을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초 측은 이날 교섭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르노삼성 측은 “쟁의행위조정을 중앙노동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 이 판결에 따라 자칫 불법파업이 될 수 있는 만큼 당장 파업에 착수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원만하게 협상이 진행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자칫 내년 신차인 XM3의 수출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까지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수탁생산해온 닛산의 로그의 계약이 종료되는 만큼 XM3의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생산량은 전년 대비 절반에 그치게 된다. 

공교롭게 르노삼성의 국내 판매량도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 올해 1~11월 누계기준 르노삼성 판매량은 15만24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했다. 신차 가뭄에 이어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노조의 파업에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최근 판매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노사는 최근 경영쇄신안에 대한 대타협을 통해 내년 상여금 200% 반납, 생산성과급, 생산격려금 반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선 9월에는 복지 축소 등 자구안에 합의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르노삼성이 파업으로 신차 배정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회생하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업계 1위인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판매 3위인 쌍용차가 무분규 노사합의에 이르게 된 것도 자동차 시장에 대한 위기의식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