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연말결산②] 2020년 키워드는 ‘디지털과 부동산’
[증권사 연말결산②] 2020년 키워드는 ‘디지털과 부동산’
  • 어예진 기자
  • 승인 2019.12.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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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디지털'이 화두
리츠·인프라 등 대체투자, 부동산PF 규모 확대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사진=어예진 기자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사진=어예진 기자

올해 대형 증권사들의 공통된 신년 목표는 사업 부문의 융합과 디지털 개발이었다. 비즈트리뷴이 주요 증권사들의 신년사 목표와 성과를 각각 비교해보고 연말 조직개편으로 알아본 내년 증권사의 키워드를 분석했다.

◆2020년에도 ‘디지털 금융’ … 전략 싸움·몸집 키우기기 경쟁 될 듯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최근 연말 조직개편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들 조직도에서 공통적으로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디지털’ 사업이다. 올해가 바닥을 다지고 골격을 세우는 시간이었다면 내년은 본격적인 디지털 사업 규모 확장과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IB(투자은행)에 비해 ‘디지털화’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어, 내년에는 누가 먼저 더 나은 기술로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6일 발표한 2020년 조직개편에서 대표이사 직속의 ‘DT(Digital Transformation)본부’를 신설했다. 회사 전반의 업무를 모두 ‘디지털화’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를 디지털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수익창출 비즈니스 모델 기획 및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기반 신사업 기획과 전사 프로세스 혁신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2020년도 한국투자증권 조직개편 /표=비즈트리뷴
2020년도 한국투자증권 조직개편 /표=비즈트리뷴

이는 정일문 사장이 취임 이후 ‘디지털 금융 강화’, ‘IT 기반 증권회사’를 강조해온 만큼, 앞으로의 10년을 대비한 묘안이다.

NH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조직도에서도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 관련 TFT(테스크포스팀)를 추진했던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이번 개편에서 WM사업부에 ‘디지털영업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마케팅부와 디지털자산관리센터를 배치했다. 고객 분석과 마케팅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추진한 디지털 사업들에 대해 “2020년 상반기까지는 세부 과제들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고 2020년 내에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츠•대체투자•부동산PF….결국은 ‘부동산’

최근 기관 투자가 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까지 리츠와 같은 대체투자 수단에 상당한 비중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10월 IPO 대어로 꼽혔던 롯데리츠와 지난 5일 상장된 NH프라임리츠의 ‘대박’이 증권업계를 자극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청약증거금에만 약 12조원 가량이 몰렸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IB1본부 내에 대체투자를 전담하는 신디케이션(Syndication)본부를 신설했다. 해외 및 대체투자 부문의 기능별 전문화 추진을 위해서다. 또 IB2사업부 산하 부동산금융본부와 프로젝트금융본부에는 각각 부동산금융부, 실물자산금융부를 하나씩 더 확대 재편했다. 국내외 부동산 및 실물자산 금융부문의 전문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대체자산운용본부를 PI본부로 변경하고 PI 및 대체투자 기능에 집중하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PF(프로젝트금융)본부와 대체투자본부를 묶어 프로젝트파이넨싱(PF)그룹을 신설했다. 본부간 시너지를 제고하고 커버리지도 더욱 확대해간다는 전략이다. 증권사들이 주도하는 부동산PF 시장의 경우 성장세가 높고 수수료와 이자로 얻는 수익이 크다. 리스크테이킹(Risk-taking)만 잘 된다면 경쟁력을 갖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지난달 IB부문 내 리츠전담팀을 신설한데 이어 이달 중 리츠팀을 하나 더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리츠전담팀이 신규 리츠 발굴과 상품구조 설계를 맡고, 신설 리츠팀이 재간접형 리츠 설립 등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대체투자 연구위원은 “앞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대체투자 성과는 어떤 자산을 전략으로 편입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증권사들의 자본확충과 대형화에 따른 투자 여력 확대로 2~3년 내에 급격히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