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배달의민족 M&A 이후, 수그러들지않는 수수료 인상 우려
[이슈분석] 배달의민족 M&A 이후, 수그러들지않는 수수료 인상 우려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12.1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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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달앱 시장 1위인 '배달의 민족'이 독일업체 딜리버리히어로에 넘어간다.
국내 배달앱 시장 1위인 '배달의 민족'이 독일업체 딜리버리히어로에 넘어간다.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간의 인수합병 발표이후,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확산되고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과정을 남겨두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측은 시장 관계자들의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김범준 차기 CEO는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가맹점주협의회,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성명서를 통해 '엄정한 공정위 심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부사장은 지난 17일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김범준 부사장은 향후 요금정책과  관련, "내년 4월부터 새롭게 적용될 과금 체계를 우리는 이미 발표했다”며 “중개 수수료를 업계 통상 수준의 절반도 안되는 5.8%로 낮추고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던 ‘깃발꽂기’를 3개 이하로 제한하고 요금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배달앱 중에 수수료율을 5%대로 책정한 곳은 배민 밖에 없다”며 “이 같은 낮은 수수료율이 결국 음식점주님들을 우리 플랫폼으로 모시는 원동력이 됐고, 많은 음식점을 만날 수 있으니 이용자와 주문 수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업주님과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M&A를 했다고 수수료를 올리는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과금 체계에서는 자본력이 아니라 맛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업소에 주문이 몰릴 수 밖에 없고, 이 방향이 장기적으로 배달의민족을 좋은 플랫폼으로 만드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진 대표는 M&A 성사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는 한국서 출발한 스타트업을 국내 1위로 키운 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수 있느냐의 갈림길에서 일어난 딜”이라며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부분의 IT분야가 그렇듯 배달앱 시장도 인수합병이 일어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배민이 한국에서만 잘 한다해도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M&A는 생존과 동시에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A 이후에도 우리는 아시아 경영과 국내에서 배달의민족 경영에 집중할 것이므로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앞서 배달의민족(배달앱 1위)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분 87%를 독일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에 4조8천억원에 매각하는 M&A 협약을 맺었다. 그러자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배달요금과 수수료 인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는 물론 3위 배달앱 '배달통'까지 운영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배달음식 시장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55%, DH(요기요‧배달통)가 45%를 차지하고 있어 두 업체가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가맹점주협의회, 소상공인연합회 "공정위, 엄정히 심사해달라" 촉구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1개 기업으로 배달앱 시장이 통일되는 것은 자영업 시장에 고통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가맹점주 협의회는 "사실상 유통과정에서 한단계 추가되면서 자영업자가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에 고통받고 있다”며 “독일 자본 90% 이상의 배달앱 시장이 지배받는 기형적인 상황을 앞둔 자영업자들은 각종 수수료 인상과 횡포 현실화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지적했다.

18일에는 소상공인연합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의 민족과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결합을 엄정히 심사하라“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불황 등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며 이제는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부족한 배달업 종사 소상공인들에게 매달 빠져나가는 배달앱 수수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형편에서 이번 합병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상승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에게 큰 불안을 안기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도 그 부담이 전가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공정위에 “딜리버리 히어로가 광고료 및 서비스료 인상 등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모든 사항을 철저히 검토해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기업결합 심사에 신중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장차 시장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이 예상되는 거대 시장에 한 업체가 99%의 시장을 지배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일로, 독점에 따른 폐해를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우리 사회가 시급히 법적, 제도적 정비에 나서야 함을 강조한다”고 호소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