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2019~20] 취임 1년…모든 것이 달라졌다
[현대차 정의선 2019~20] 취임 1년…모든 것이 달라졌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2.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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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에게 2019년은 각별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처음으로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를 맡아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게 된 해이면서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의 밑그림을 그린 해이기도 하다.

실제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그가 수석부회장에 오른 이후 1년 여 만에 그룹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18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경직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로는 더 이상 창의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 그가 직접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업무 스타일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 1200명이 참석한 타운홀미팅이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0월 양재사옥에서 임직원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모습.ㅣ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0월 양재사옥에서 임직원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모습.ㅣ사진=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여기에서 임직원들과 즉석에서 문답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과거 5년 10년 정체가 됐다고 자평한다”며 “세계의 트렌드가 바뀌어나가는데 변화하는 것은 우리가 좀 모자라지 않았나. 그래서 좀 더 과감한 변화로 업무 능력 창출을 위해 포커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내 소통에 대해 “제가 솔선수범하고 사장, 본부장급이 솔선수범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Top에서 움직여야 여러분이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차그룹 내부의 체감되는 변화는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10대그룹 최초로 공개채용의 폐지 및 상시 채용 강화가 이뤄졌고 아울러 직급체계를 축소해서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에 나섰다. 연말에 이뤄지던 정기인사도 사라졌다. 대신 수시인사를 통해 경영환경 및 사업전략 변화와 연계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복장자율화가 이뤄진 것도 특징. 

또 빼놓을 수 없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가장 변화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자체 기술개발로 해결하기 힘든 미래 준비를 외부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확보하기로 한 것. 이에 따른 투자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최근 세계 최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이 추진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법인에 총 2조3900억원을 출자한다.

지난 9월에는 BMW그룹, 다임러그룹, 폭스바겐그룹, 포드 모터 등 완성차 업체 4개 사가 유럽에 공동 설립한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 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전략투자해 유럽 내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5월에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Hyper)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투자를 단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차량공유 등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에 대한 외부협업도 활발해졌다. 지난달에는 미국 내 이동 서비스 전문 법인 ‘모션 랩’ 설립을 통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지난 3월에는 인도 최대 차량호출업체인 ‘올라’와 투자 협력 계약을 맺고, 총 3억 달러를 투자하는가 하면 동남아에서는 ‘그랩’에 총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전의 현대차그룹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10대그룹에서도 가장 역동적으로 변하는 그룹 중 하나”라며 “3세 경영자가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과감한 의사결정과 투자, 조직문화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