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마트'에 '감성'을 더했다...확 바뀐 신형 K5
[시승기] '스마트'에 '감성'을 더했다...확 바뀐 신형 K5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12.1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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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화려한 속 빈 강정."

기아자동차 K5에 따라다니던 수식표다. 가히 혁명이라 불리며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칭송받은 모델이지만, 내부 원가 절감 탓에 인테리어, 승차감, 풍절음 등이 아쉽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랬던 K5가 4년만에 확 바뀐 모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겉 모습 뿐 아니라, 속까지 꽉 채워 돌아온 것이다.
 
3세대 K5|사진=설동협 기자
3세대 K5, 상어가 연상되는 전면 그릴이 인상적이다.|사진=설동협 기자
■ "K5, 잘생겼는데 똑똑해졌네?"...감성적인 부분도 잘살려

지난 12일, 3세대 K5 가솔린 1.6터보 시그니처 차량을 타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경기 파주 헤이리마을까지 왕복 약 160km를 시승했다.

첫 인상은 '역시나'였다. 스포티하고 강렬한 디자인에 K5의 주요 타깃층인 20~30대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특히나 전면부 디자인이 '상어'의 모습을 연상시켜 공격적이면서도 날렵해진 모습이다.

이번 K5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905mm, 1860mm로 전작 대비 길어지고 넓어진 차체를 뽐낸다. 또한 전고(1445mm)를 20mm 가량 낮춰 더욱 스포티한 세단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운전석에 탑승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클러스터(계기판)와 센터페시아(중앙 컨트롤 패널 보드)다. 12.3인치의 테마형 풀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돼 소위 '요즘차'라는 느낌을 들게한다. 운전자마다 디지털 클러스터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만, 20~30대의 젊은 세대라면 이같은 감성적인 부분을 상당히 중요시한다. 특히나 이번 K5는 2가지의 테마를 지원해 계기판 모습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센터페시아는 '하이그로시' 소재가 대거 적용돼 깔끔한 모습을 띄고 있었으며, 조작 방식은 상당히 직관적이었다. 버튼식이 아닌 '터치'방식을 이용해 '터치 기능'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성향을 잘 반영한 듯 모습이다. 또한 조작시 터치음도 함께 나오도록해 정확히 눌렸는지 알기 쉽도록 한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하이그로시 소재 특성상 지문과 자국 등에 예민하다는 점에서 흔적이 남는 것을 싫어하는 운전자라면 마이너스로 작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세대 K5 내부 모습|사진=설동협 기자
3세대 K5 내부 모습|사진=설동협 기자
이후 스티어링휠(핸들) 버튼을 살펴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업해 만든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해봤다. '미래적인 차'의 컨셉을 표방하고 있는 K5는 음성인식 기능을 일부분 적용해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AI가 적용된 3세대 K5는 상당히 똑똑해진 모습이었다. 운전대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면 차량이 "네, 말씀하세요"라고 대답했고, 기자가 "창문 내려줘"라고 지시하자 1초 후 모든 창문이 즉각 열렸다. 이 밖에도 실내 온도 조절이나 시트 열선 등 기본적인 조작의 경우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가능했다. 인식이 가끔 안돼 다소 어설픈 장면도 연출됐으나, 국내 중형 세단에 이같은 기능을 적용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저격할 만한 '감성적'인 부분도 빼놓지 않은 모습이다. 차량 1열 곳곳에 설치된 엠비언트라이트(무드등)와 하이그로시 소재 마감처리, 일부분에 우드(나무) 소재로 포인트를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원가절감 부분으로 보이는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의 뒷부분이 플라스틱 소재로 이뤄진 것은 조금 아쉽다.

■ 승차감 '나쁘지 않아'...자율주행 기능은 아쉬워

K5의 변신은 주행 부분에서도 느낄 수 있다. K5는 기존 기어봉이 달린 변속 장치가 아닌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적용돼, 보다 미래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컴포트' 모드 상태에서 엑셀을 밟았다. 성인 남성 3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부족하지 않은 힘을 보였다.

고속도로에 진입 후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 한 뒤, 속도를 내봤다. 모드 변경 시 서스펜션과 핸들 시트 포지션의 변화 등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차량이 바뀌는 부분은 사실 없었으나, 각 모드별로 배기음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부분은 느낄 수 있었다.

초반 가속력은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배기량에 따른 한계로 보인다. 다만, 해당 차량이 터보 엔진인만큼 진가를 발휘하는 부분은 고속 주행이었다. 자연 흡기과 달리 고속 구간에서 터보가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출력이 급격하게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고속 주행시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다소 들려왔으나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승차감 또한 대형 고급 세단의 안락함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불편하진 않았으며, 젊은 세대가 타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차로유지 보조, 차로이탈 방지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등의 다양한 기능도 새 K5에 모두 적용됐다.

해당 기능들은 준수한 편이었으나, 상위 모델인 K7에 비해 지속력은 다소 떨어지는 듯 했다. 실제 K7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인 'K7 프리미어'와 비교할 경우, 고속도로에 올라타면 기본적으로 '고속도로 주행보조'이 활성화하는데 여기에 '차로유지 보조' 기능까지 더하면 사실상 손을 놓고도 어느정도 주행이 가능한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K5에서 이 기능을 사용해본 결과, 지속시간이 상당히 짧았고 이마저도 불안해 운전자가 항시 보조 운전을 해야만 했다.
 
3세대 K5 측면. 전작 대비 50mm 가량 더 길어진 모습.|사진=설동협 기자
3세대 K5 측면. 전작 대비 50mm 가량 더 길어진 모습.|사진=설동협 기자
K5의 시승을 마치며 확인한 평균 연비는 12.9km/ℓ. 공인 연비인 13.2km/ℓ보다는 다소 낮았으나, 차량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혹사시킨 것 치고는 평균치에 부합했다.

이번 3세대 K5는 이제 더 이상 '속 빈 강정'이 아니었다. 속으로는 '스마트'함을 겸비하고 있었으며,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다양한 요소에서 '감성'을 더한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경쟁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최신 IT 기능들이 대거 적용됐다는 점과, 희소성있는 디자인 등으로 미뤄 볼 때 K5는 이제 겉과 속이 모두 꽉 찬 모델이라 할 만 하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