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증권사 CEO 인사'...호실적에 연임 전망 ‘맑음’
'2020 증권사 CEO 인사'...호실적에 연임 전망 ‘맑음’
  • 이기정 기자
  • 승인 2019.12.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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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CEO 대부분 연임 무난할 듯
김영규 IBK 사장 연임 가능성 높은 가운데 은행장 후보로도 언급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금투협 회장 선거 출마...유력 후보 예상
사진제공=각사 / 편집=김용지 기자
이미지=김용지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CEO)들의 임기 만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권업계가 올해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대부분 무난한 재신임이 예상된다.

내년 1분기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IBK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 10개사다.

재신임 여부를 평가받는 리드오프는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다. 김 대표의 임기는 오는 14일까지로 애초 13일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 여부가 정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회사인 IBK기업은행장 후보로 김 대표가 언급되면서, 김 대표의 재신임 여부는 은행장 선출이 끝난 12월 말 이후에 정해질 예정이다.

은행장에 선출되지 않더라도 김 대표의 연임은 무난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김 대표 선임 후 지난해 570억원, 올해 3분기 453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김 대표 취임 전인 2017년 354억원을 훨씬 웃도는 실적이다. 순이익 상승에는 김 대표의 IPO 부문, 크라우드 펀딩 등의 사업군 강화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더불어 IBK투자증권 전임자들이 3년의 임기를 보내는 전례가 많았다는 점도 김 대표의 재신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는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나 대표는 현재 금투협 회장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나 대표의 재신임 가능성은 불투명했던 상황이다. 대신증권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 하락했다. 실적 하락 요인으로는 IB(투자은행) 부문과 기업금융 등의 실적이 미비한 점이 꼽혔다. 나 대표가 내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던 부동산 금융 사업도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PF 규제로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나 대표 후임 인선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에서는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부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6월 전자지급결제대행업 국내 증권사 최초 등록, 적극적인 해외부동산 투자, 점포 대형화를 통한 수익성 상승 등을 이끌어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와 함께 재신임도 유력하다.

조 부회장도 재신임 가능성이 높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이끈 장본인으로 미래에셋대우의 IB 부문 성장, 해외 대체투자 및 해외법인 실적 상승 등을 주도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3분기 증권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9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도 5253억원을 기록해 무난하게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재신임이 유력하다. 정 대표는 재임 기간 중 삼성카드, LG디스플레이 등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IB 부문 강화를 비롯해 기존 주력 사업군이었던 발행어음 분야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도 3분기 5333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29% 올랐다. 또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인 유상호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12년 동안 사장직을 이어가는 등 재임 기간이 긴 한투증권의 특성도 연임이 유력한 이유로 꼽힌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연임 전망도 밝다. 정 대표는 전통 IB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누적순이익 1711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IB 부문의 영업이익이 889억원으로 37.9%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정 대표는 취임 2개월 만에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따내는 등의 성과도 기록했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의 실적도 3분기까지 3599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해, 연간순이익은 2년 연속 최대치를 갱신할 전망이다.

사진제공=각사 / 편집=김용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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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2008년 김 대표의 취임 후 교보증권은 11년간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올해 역시 3분기 751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IB 부문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해 투자금융 전문가인 김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전망도 높아졌다. 이는 12년 동안 교보증권을 이끈 김 대표의 안정적인 재무관리 역량이 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용배 현대차증권 대표도 IB 부문의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취임 후 기존 HMC투자증권에서 현대차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IB 부문 입지 강화에 힘써왔다. 이 대표의 안정적인 우발채무 관리와 노사관계 완화 노력 등도 재신임이 유력한 이유다. 현대차증권은 3분기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한 642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했다.

김신 SK증권 대표는 SK증권이 J&W파트너스를 새 주주로 맞는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SK계열사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이들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IB 부문 실적을 바탕으로 SK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 28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85% 상승했다. 이번 인사가 SK증권의 대주주가 바뀐 첫 CEO 인사라는 점이 변수이지만, 김 대표의 연임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는 부진했던 올해 실적에도 내부 평가가 높아 재신임될 것으로 추측된다. DB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 지난해 대비 27.7% 감소한 486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고 대표가 지난해 IPO 부문에서 파워넷 등의 기업공개를 성공시키는 등의 성과를 냈고, 내부에서 올해 하반기 부진했던 여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재신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는 재임 기간 IB 부문 역량 및 해외사업 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공동 대표인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이사가 경영에 참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재신임에 무게가 쏠린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 61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33% 하락한 점은 부담요소다. 그러나 유안타증권이 현재 2명의 대표이사 체재를 유지하는 만큼 서 대표의 재신임 여부에 실적 하락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에 결정될 재신임 여부를 현재부터 논하기에는 빠른 측면이 있다"며 "일부 증권사 CEO들의 재신임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추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증권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