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 본격화 되는 전기차 배터리 선점 경쟁
삼성·SK·LG, 본격화 되는 전기차 배터리 선점 경쟁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2.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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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의 배터리 공급을 두고 LG, 삼성, SK그룹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잇달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기차 생산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 수요처 확보는 향후 배터리 시장 선점에 가장 큰 과제가 되고 있다.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주요 브랜드와의 공급계약 및 생산시설 확대에 앞다퉈 나서는 중이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과 전기차 베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사가 각 1조원씩 출자한다. 미국 오하이오(Ohio)주 로즈타운(Lordstown)에 지어지는 합작법인은 내년 중순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된다. LG화학과 한국GM은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과  GM CEO 메리 바라 회장이 합작계약을 체결하는 모습.ㅣ사진=LG화학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과 GM CEO 메리 바라 회장이 합작계약을 체결하는 모습.ㅣ사진=LG화학

삼성SDI는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인 BMW그룹과 3조8000억원 규모의 배터리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이다. 삼성SDI와 BMW는 2009년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로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2014년 배터리 셀 공급 확대와 차세대 소재 공동개발, 글로벌 사업 전개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일 중국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사인 창저우 배터리셀 공장 ‘BEST(北电爱思 特(江苏)科技有限公司)’를 준공했다. 

이 공장은 전극라인 2개, 조립라인 4개, 화성라인 4개의 전기차 연산 약 15만대 분량인 7.5GWh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외에도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에도 폭스바겐과 미국 현지 합작사 설립을 통해 배터리 생산에 나서리라는 계획이다. 

물론 이 과정에 갈등도 없지 않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미국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 및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는 배경에도 공급처를 둔 갈등이 있다는 평가다. LG화학이 공급해온 폭스바겐의 미국 시장 공급물량을 SK이노베이션이 차지할 조짐을 보이면서 소송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실제 LG화학은 소송과정에서 폭스바겐 측에 정보제공을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전기차의 비중을 크게 늘려가는 상황에서 어떤 브랜드의 고객을 확보할지는 배터리업체에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되는 중”이라며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객층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전세계 점유율이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독일의 폭스바겐그룹이나 메르세데스-벤츠를 소유한 다임러그룹 등도 전치가 관련 전략을 내놓으면서 배터리 시장에 큰 손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인사와 조직개편만 보더라도 이들이 배터리 경쟁에 얼마나 중심을 두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LG화학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원재료 구매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최고생산조달책임자(CPO)직을 전지사업본부 내 신설하고, CPO에 배터리연구소장인 김명환 사장을 임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략통으로 통하는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배터리사업 대표로 발탁했다. 루브리컨츠에서 구축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의 협력관계를 배터리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