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릴레이 IR·자사주 소각...주주가치 제고 '집중'
윤종규 KB금융 회장, 릴레이 IR·자사주 소각...주주가치 제고 '집중'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2.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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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최근 국내 금융주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연일 주주가치 제고 활동에 나서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적극적인 해외 IR(기업설명회)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

우선, 주요 장기투자 기관과 연기금 등에 KB금융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4월 홍콩과 호주 지역으로 IR활동을 다녀왔다. 또 올해 9월 30일부터 10월 초까지 영국, 노르웨이 등을 포함한 북유럽 지역에서 주요 연기금 및 노르웨이은행(Norges Bank), 피델리티 등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4월 호주 지역 IR활동은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프랭클린 템플턴펀드를 운용하는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윤 회장과의 IR 미팅 이후 KB금융 주식을 추가 매입했고, 국민연금공단에 이은 2대주주(지분율 5%)에 올랐다. 이후 또 한 차례 주식을 매입해 템플턴의 총 주식 수는 2095만3613주에서 2268만2137주(지분율 5.42%)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템플턴 등의 신규 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윤 회장의 유치전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며 "가계대출 규제와 한국 경제 둔화 양상 등으로 올해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와중에도 외국인 주주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건 CEO가 직접 뛰고있는 게 한몫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총주주환원율 높이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금융권 최고 수준의 수익창출력과 배당성향을 갖춘 KB금융은 지난해 배당금만 7597억원에 달한다.

또 2016년부터 총 4차례에 걸쳐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윤 회장 취임 이후 5년간 총주주환원율은 32.9%에 이른다. 지난 7년간 코피스 기업의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약 17%에 불과하다.

KB금융의 임직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윤 회장은 총 2만1000주의 KB금융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주요 임원들도 KB금융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또 KB금융은 '주인되기 운동'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0.60%에 불과했던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6개월만에 0.97%까지 상승했다.

KB금융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자사주 소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은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규모는 총발행주식수의 0.55%고, 소각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소각 대상 자사주는 KB금융이 이미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2848만주 중 일부로, KB금융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KB금융지주는 9월 말 현재 BIS총자본비율이 15% 이상이고, 보통주자본비율은 14%를 크게 상회하는 등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한 차원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비율 산출 시 보유중인 자사주는 이미 자기자본에서 차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자사주 소각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호주, 대만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일반화돼 있으나 이번 KB금융의 자사주 소각은 국내 은행지주회사 중 최초다. 이번 KB금융의 자사주 소각을 계기로 주식시장에서 현저하게 저평가받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기준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미국 100%, 호주·대만 60~70% 등인데 반해 국내 은행지주회사들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낮은 수준의 주주환원은 한국 은행주들의 투자매력도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해 왔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비용을 안정화함으로써 수익성을 지속 개선하고 선제적이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견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활용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