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채권 보유 금액이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와 통안증권 등 전체 상장채권의 잔고는 지난 4일 현재 122조3029억원으로 11월 말의 124조70751억원보다 2조4722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6월 20일 기록한 122조562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월별로 보면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지난 9월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10월에는 515억원이 줄었다. 이어 11월에는 2조3615억원이 감소했다.

외국인은 10월에 3조1643억원, 11월에 1조3874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에도 꾸준히 채권을 사고 있다. 그러나 순매수액이 만기 상환으로 회수한 액수보다 작아 잔고가 줄어들었다.

매매에 의해서만 투자금을 회수하는 주식과 달리 채권은 만기가 정해져 있어 시장에서 채권을 팔지 않더라도 만기가 돌아오면 자연히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 같은 채권의 특성 때문에 투자자가 특정 기간에 투자금을 늘렸는지 또는 회수했는지 확인하려면 순매매 액수가 아닌 보유 잔액을 지표로 한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몇개월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외국인은 국채 3년 선물(KTBF)을 4개월 연속으로 순매도해 누적 순매도액이 약 976억원에 달한다. 또한 10년 선물(LKTBF)도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순매도해 총 541억원을 팔아치웠다.

다만 몇개월 동안의 자금 흐름만 놓고 한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한다고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도래해 회수한 자금으로 다시 채권을 사서 재투자하는데, 회수한 돈을 재투자하는 시기를 투자 판단에 따라 늦추기도 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흐름만으로는 자금이 시장을 떠났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