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예대율 도입 '코앞'...가계대출 속도조절
은행권, 신예대율 도입 '코앞'...가계대출 속도조절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2.03 11: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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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가계대출 상승폭 둔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6.7%...목표치 5% 넘겨

지난달 5대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했는데, 내년 새 예대율 규제 적용을 앞두고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1월 적용되는 새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연합뉴스
내년 1월 적용되는 새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연합뉴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08조53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말(604조2991억원)보다 4조2341억원 늘었지만 증가폭 자체는 전월(4조9141억원) 대비 줄었다.

특히, 주담대 증가세가 주춤했다. 5대 은행의 11월 말 주담대 잔액은 436조7143억원으로 10월 말(433조2888억원)보다 2조7826억원 늘었다. 이는 전월 증가액(3조855억원)보다 줄어든 규모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에서는 주담대 잔액이 오히려 줄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10월 말 95조3092억원에서 95조1947억원으로 1145억원 줄었다. 농협은행은 74조6441억원에서 74조2875억원으로 3566억원 줄었다.

은행들이 내년 1월 도입되는 새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예대율 규제는 은행의 원화 대출금 규모 산정 시 가계대출 가중치를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는 것이 골자다. 즉, 강화된 규제에 맞춰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계대출 비중을 낮추고, 기업대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

여기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당국 목표치인 5%를 훌쩍 넘어선 것도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간 데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570조3635억원으로, 올해 1~11월 증가율은 6.69%로 집계됐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집값이 상승했고,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둔화 흐름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적인 흐름을 보니까 가계대출 증가율을 5%대로 맞추려는 금융당국의 정책들도 있었고, 신 예대율을 앞두고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큰 은행들을 중심으로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시기상 이사철이나 새학기인 연초보다 연말로 갈수록 가계대출을 찾는 수요가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며 "그런 계절적인 요인으로 올해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