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뚝심' 가시화...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시장 사업 속도
박현주의 '뚝심' 가시화...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시장 사업 속도
  • 이기정 기자
  • 승인 2019.11.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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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법인, 운용지주사 형태 전환 승인
미래에셋대우, 지난해 1월부터 뭄바이 영업 시작
사진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도 사업에서 속도를 내면서 인도시장을 겨냥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뚝심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운용지주사 형태 체제 전환을 승인 받았다.

그동안 인도법인은 현지법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업무 범위가 펀드운용 및 자문으로 제한돼 사업 확장시 별도 법인을 설립해야 했다.

이번 전환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부동산 및 우량기업 대상 대출을 하는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웰스매니지먼트 등의 사업이 가능하다.  또 기존의 펀드운용업과 함께 비즈니스 확장성도 높아지게 됐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향후 글로벌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올해 인도에서의 비즈니스 확대도 언급했는데, 이번 인도 지주회사 설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6년 11월 박 회장의 지시로 설립된 인도법인은 현재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금융위기 이후 인도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으로 전환했다. 이에 반해 미래에셋은 인도시장의 성장성 분석을 바탕으로 수년간 투자를 지속해왔다.

현재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리서치 역량을 융합해 차별화된 운용사로 포지셔닝, 직접 펀드를 설정, 운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도법인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13년 넘는 장기투자를 이어온 박 회장의 선택도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 및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를 맡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투자를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은 특히 인도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미래에셋그룹은 올해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와 미래에셋·GS리테일 신성장투자조합 등을 구축했다. 또 이를 통해 차량공유업체 올라(ola), 온라인 슈퍼마켓 빅바스켓(Big Basket), 음식 배달앱 섀도박스(Shadowfax), 공유 숙박 서비스업체 졸로스테이(Zolostay) 등 성장성 있는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인도법인은 지난달 말까지 올해 인도 주식형펀드 자금유입액의 21%를 차지했다. 지난 한달 간에는 25% 이상을 차지하는 등 운용자산이 급격히 늘어나 전체 운용자산은 약 7조796억원을 기록했다.

운용자산은 지난 2013년부터 연평균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또 올해 만 2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고 이는, 2017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은 결과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인디아펀드’는 지난달 말 기준 3년, 5년, 10년 수익률이 각각 42%, 77%, 325%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자금도 꾸준히 유입돼 설정액 2조7000억원에 달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도 3년 43%, 5년 117%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두 펀드 모두 3년 이상 운용 펀드 중 상위 10% 우량 펀드에 부여되는 모닝스타 최고등급인 5성 등급을 부여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주식형 펀드 이외에도 투자대상 자산을 확대해 인도 부동산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설정했다. 이 펀드는 인도법인의 첫 ETF 상장이기도 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도 지난 2017년 10월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1월 브로커리지 라이선스를 취득해 뭄바이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운용사와 마찬가지로 미래에셋대우의 인도 진출은 국내 증권사 중 첫 사례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M&A자문, 자금조달 주선 등 국내에서의 IB업력을 기반으로 인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말 기준 영업수익 2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단기간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또 현지 주식과 채권 트레이딩을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외 기관을 대상으로 한국계 최초의 인도 주식 브로커리지 증권사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해외 투자자에게 아시아 지역 주식 투자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영업조직 '원 아시아 에쿼티 세일즈'(One-Asia Equity Sales)를 신설하기도 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