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구입 망설인다면 운전석에 앉아봐라'…더 뉴 그랜저, 진짜 신차급 변화는 '실내'
[시승기] '구입 망설인다면 운전석에 앉아봐라'…더 뉴 그랜저, 진짜 신차급 변화는 '실내'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1.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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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더 뉴 그랜저’는 태생부터 이례적인 모델이다. 기존 그랜저가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러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부분변경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유례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변화를 거쳤다는 점이 가장 이례적이다. 

이 ‘신차급 변화’를 외관에서만 찾으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이다. 오히려 파격적인 변화는 실내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19일 ‘더 뉴 그랜저’의 출시 미디어 행사를 통해 3.3가솔린 모델을 시승을 해봤다. 시승은 자유로와 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일산에서 남양주로 이어지는 왕복 200km의 코스로 이뤄졌다. 

사진=현대차
사진=현대차

사실 ‘더 뉴 그랜저’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외관이다. 기존의 보수적인 헤드램프와 그릴을 대신해서 일체형이 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선보이면서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여기에 대한 호불호는 다양하게 엇갈린다. 그랜저에 중후한 세단의 매력을 원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거부감이,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호감을 주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이런 디자인의 변화가 기존 현대차에서 찾기 힘든 파격적인 변화라는 점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되는 것은 바로 내부다. 사실 ‘더 뉴 그랜저’의 가장 큰 변화는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이뤄졌다. 차량에 앉아보면 그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수평적인 인테리어 속에서도 부드럽게 굴곡이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탄생한 실내는 운전석에서 앉자마자 전혀 다른 차에 앉은 것 같은 착각을 준다.

사진=현대차
사진=현대차

사실 이는 중요한 지점이다. 차량 주행시 운전자가 주로 마주하는 것은 차량의 외관보다는 내관이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전무는 “통상적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내장이 완전히 혁신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일며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버리기 위해 내장 디자인에서 시작해서 안으로 밖으로 자신감을 확장하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대차의 디자인철학은 외부의 시선 이상으로 운전자의 만족을 중시한다는 신념이 담겼다. 실제 64색의 엠비언트 무드램프나 실버가니쉬 마감은 이전 모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을 탄생시켰다. 특히 클러스터(계기판)과 네비게이션은 각각 12.3인치로 서로 경계 없이 맞물려 시인성이 크기 향상됐다.

이 외에도 능동형 공기청정 시스템이나 후진시 가이드 조명, 서울대와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2세대 자세제어 시트 등 세세한 변화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2열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휠베이스를 기존보다 40mm, 전폭을 10mm 늘리면서 2열의 쾌적함이 확 달라졌다. 조금 무리하면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다. 

또 다른 변화는 주행을 시작하면서 느낄 수 있다. 기대 이상의 정숙함에 순간 하이브리드 모델을 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엔진소음을 이 정도까지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더 뉴 그랜저’는 이중접합유리를 후석까지 확대하고 후면 유리 두께를 늘려 정숙함에 각별하게 정성을 들였다. 이 외에도 19인치 휠 공명기가 접합돼 하부소음 유입도 최소한으로 통제했다. 실제 130km를 넘기 전에는 풍절음을 듣기 힘들 정도.

주행도 무척 쾌적하다. 기존에는 고속도로에먼 적용 됐던 고속주행보조(HDA) 기능이 자동차전용도로까지 확대되면서 자유로나 외곽순환도로에서 능동형주행보조 기능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었다. HDA 기능은 향후 신설되는 자동차전용도로 역시 무선 업데이트 기술을 통해 지속 반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성능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급격한 가속에서도 민첩한 응답성을 보여주면서 차체를 밀어냈다. 3.3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ps), 최대토크 35.0kgf·m를 자랑한다. 고 배기량 엔진과 어울리는 R-MDPS(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 적용을 통해 고속 주행 시 조향 응답성을 강화한 것도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특징이다.

페이스리프트(Face Lift)의 의미가 외관을 바꾼다는 의미인 것을 생각하면 이번 ‘더 뉴 그랜저’의 변신은 여러모로 ‘신차급(풀체인지) 변화’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다. 만약 급격하게 변한 외관으로 인해 ‘더 뉴 그랜저’의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면 주저 없이 운전석에 앉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