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올림픽 후원사 되자 파리시장 "주택난 악화" 반발
에어비앤비 올림픽 후원사 되자 파리시장 "주택난 악화" 반발
  • 이서련 기자
  • 승인 2019.11.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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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런던의 한 행사에 함께 참석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왼쪽)과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오른쪽)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에어비앤비가 도심의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고 전통적 숙박업에 타격을 준다고 비판하면서 에어비앤비가 올림픽 후원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9일(현지시간) 일간 르 몽드와 AFP통신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이달고 시장은 지난주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에어비앤비와 IOC의 스폰서 계약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달고 시장은 "에어비앤비가 파리에서 상당한 양의 주거지를 빼앗아 부동산 임대료 상승의 요인이 되고 주택난을 악화한다"면서 "모든 파리 시민이 피해자로 특히 중산층의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고 시장은 에어비앤비를 통한 주택의 단기 임대가 지역의 거주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전통적인 숙박업계에도 심각한 경쟁요소가 되어 지역시장을 교란한다고 주장했다.

에어비앤비가 올림픽 개최지에서 숙박 공유 플랫폼을 통해 올림픽 관계자들의 숙소를 마련해주는 것을 돕는 후원 계약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전날 런던에서 IOC와 후원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 2024년 파리 올림픽을 거쳐 2028년 LA 올림픽까지 향후 9년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여하는 선수와 관계자들이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통해 숙소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후원 계약의 내용으로 알려졌다. 계약사항의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에 대해 올림픽 개최도시에서 선수들이 묵는 전통적인 선수촌을 에어비앤비가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경기를 보러오는 관중과 선수 가족, 선수, 조직위 관계자들을 위한 숙박을 보다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올림픽 개최) 도시들은 새로 숙박시설을 짓는다는 약속을 할 필요 없이도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거처를 참고하라고 제공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그러나 에어비앤비가 삼성, 알리바바, 코카콜라, 도요타, 비자 등의 기존의 올림픽 대형 후원사와 동등한 위치에 오르고,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숙박공유 플랫폼이 기존의 올림픽 시즌 숙박시설을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특히, 에어비앤비의 세계 최대 단일 시장으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의 이달고 시장은 에어비앤비의 확장에 우려의 시각을 표해왔다.

파리의 에어비앤비 시장은 2013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돼 단일 시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수준으로 성장했다.

인구 850만 명의 미국 뉴욕에는 에어비앤비의 숙박 상품이 5만 개가 등록됐지만, 220만 명인 파리에는 6만5천 개가 등록됐다는 집계도 있다.

에어비앤비가 파리에서 시장을 확대하면서 파리 중심가의 아파트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프랑스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파리 등 유럽의 10개 도시는 주거비 문제가 심각해지자 공동으로 EU에 서한을 보내 숙박 공유 사업의 확장에 따른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비즈트리뷴= 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