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840d 그란 쿠페에 담긴 ‘진짜 달리는 재미’
[시승기] BMW 840d 그란 쿠페에 담긴 ‘진짜 달리는 재미’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1.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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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수많은 자동차 모델에서도 8시리즈는 각별한 존재다. 올해 BMW에서 국내 출시하는 마지막 차종이면서 20년만에 부활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출시된 BMW의 짝수 브랜드 중 가장 럭셔리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던 모델이다.

과연 BMW는 8시리즈에 어떤 감성을 담아냈을까.

BMW 840i xDrive M 스포츠 쿠페.ㅣ사진=BMW 그룹 코리아
BMW 840i xDrive M 스포츠 쿠페.ㅣ사진=BMW 그룹 코리아

지난 12일 BMW 840d 그랑 쿠페를 직접 시승해봤다. 영광 해안도로에서 진도까지 이어지는 약 200km의 코스로 굽이치는 해안도로와 고속도로, 국도가 포함됐다. 

사실 BMW의 짝수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홀수 시리즈만큼 폭발적 판매량을 자랑하는 모델은 아니다. 대신 안정적 세단에 비해 파격적인 디자인과 성능, 스포츠 감성이 담겨 있는 만큼 BMW의 마니아들은 짝수 시리즈에 열광하곤 한다. 

8시리즈는 그런 짝수 넘버링의 정점에 있는 가장 럭셔리한 스포츠카 모델이다. 

실제 BMW 8시리즈를 보면 첫 느낌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20인치의 거대한 휠에서 오는 착시에 가깝다. BMW 840d 그랑 쿠페는 전장 5075mm, 전폭 1930mm로 5시리즈의 전장 4935mm, 전폭 1860mm보다 더 크다. 

대형 휠이 오히려 차체를 작에 보이게 만드는 셈이다. 이 때문에 더욱 커다란 차체에도 불구하고 날렵하다는 인상을 준다. BMW 840d 그랑 쿠페의 전고는 1410mm로 5시리즈의 1455mm보다 낮다. 6각 형태로 디자인된 BMW 키드니 그릴과 BMW 차종 중 가장 얇은 LED 헤드라이트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사진=BMW 그룹 코리아
사진=BMW 그룹 코리아

물론 이는 단지 느낌에 그치지 않는다. 시동을 걸면 들려오는 낮게 깔리는 엔진음은 이 차에 담긴 것이 스포츠카의 DNA라는 것을 직감하게 해준다. 주행을 시작하면서 느껴지는 또 다른 특징은 속도감이다. 세단과 비교해 차체가 비교적 낮은 만큼 무게중심도 내려갔다. 해안도로의 급격한 헤어핀도 바닥에 착 붙어 돌 수 있다. 커브 구간에서는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 기술이 코너링 시 정교하게 뒷바퀴 조향을 돕는다고 한다. 

기분 좋은 배기음이 심장을 뛰게 하는 그야말로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즉각적인 반응속도와 기분 좋은 가속, 단단한 서스펜션이 차량과의 안정적인 일체감을 준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고속주행시에도 엔진음 외에는 풍절음이나 하부소음의 유입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마치 주행할 때는 ‘내 엔진음만 들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가속 성능은 역시 스포츠카다. BMW 840d 그랑 쿠페는 최대 320마력의 최고출력과 69.3kg·m의 최대토크는 기대 이상으로 민첩하게 반응한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가속 페달이 터치스크린 마냥 민감하게 받아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급가속을 하면 시트에 몸이 파묻히는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제로백은 5.1초.

다만 뒷좌석에 가족을 태웠다면 컴포트 모드가 보다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BMW 840d 그랑 쿠페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적용돼 주행 중 차간거리 조정이나 차선유지 등의 능동형 주행보조 기능을 지원한다. 

BMW 8시리즈 운전석.ㅣ사진=BMW 그룹 코리아
BMW 8시리즈 운전석.ㅣ사진=BMW 그룹 코리아

이 때문에 장거리 운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카 특유의 운전 피로는 상당히 덜하다. 오히려 차폭이 넓은 만큼 세단 부럽지 않은 공간의 여유도 인상적이다. ‘럭셔리 스포츠카라면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기준이 새롭게 써지는 것 같다. 

BMW 840d xDrive M 스포츠 그란 쿠페의 가격은 1억3500만원. 함께 출시된 BMW 840i xDrive M 스포츠 쿠페가 1억3800만원, 뉴 840i xDrive M 스포츠 그란 쿠페가 1억3410만원이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