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의 보석’ 캐시미어에 빠진 패션업계
‘섬유의 보석’ 캐시미어에 빠진 패션업계
  • 전지현
  • 승인 2019.11.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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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움'과 '가성비' 만족시키며 대중화된 가격대로 소비자 공략

패션업계에서 몇년째 주목받는 패션 아이템은 바로 캐시미어. 캐시미어는 가벼움과 따뜻함으로 ‘섬유의 보석’이라 불리며 일부 브랜드에서만 고가에 판매되던 소재였다. 그러나 합리적인 유통 과정을 지닌 브랜드들이 등장하며 가격대가 대중화되기 시작, SPA 브랜드부터 패션 대기업, 캐주얼 브랜드 및 홈쇼핑까지 패션업계 전반에 캐시미어 열풍이 불고 있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캐시미어 소재는 유니클로가 100% 캐시미어 스웨터를 10만원 미만의 가격에, 100% 캐시미어 스카프와 장갑 등 굿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사진=유니클로.
사진=유니클로.

유니클로는 원모 조달부터 상품화까지 일괄적으로 관리하며 가격 단가를 혁신적으로 낮추고, 봉제 및 마무리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캐시미어 컬렉션을 선보여왔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브랜드 최초로 홀가먼트 기술을 적용해 봉제선이 없어 한층 편안한 3D 캐시미어 니트를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 코쿤 실루엣의 가디건과 터틀넥 튜닉 등 다채로운 제품군을 10만원대에 출시했다. 또한 15일부터 시작되는 ‘겨울 감사제’ 기간에는 100% 캐시미어 상품들을 최대 2만원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식을 줄 모르는 캐시미어의 인기에 주요 패션 대기업들도 관련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 기업인 한섬이 2015년 런칭한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더 캐시미어’는 2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성장세에 기반해 최근에는 여성(Women), 남성(Man), 아동(Kids), 사물(Things), 펫(Pet) 상품군을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모하며 각 상품군의 앞 글자를 딴 ‘WMKTP’ 상표를 등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맨온더분'.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 '맨온더분'.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 편집숍 맨온더분도 올해 10월 고급 몽골리안 캐시미어로 만든 스웨터 컬렉션을 출시했다. 맨온더분 관계자는 20만원 내외의 가격대를 위해 작년 11월부터 제품을 선 기획하고 캐시미어를 미리 대량으로 구입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직장인은 물론 10대, 20대들도 캐시미어 소재를 선호하면서 캐주얼 브랜드도 캐시미어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지엔코가 전개하는 써스데이 아일랜드는 캐시미어 니트 전문 브랜드 ‘플러쉬미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가디건, 스웨터, 베스트, 머플러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출시했다. 솔리디한 컬러에 네온, 블루, 오렌지, 핑크 등 포인트 컬러감으로 디테일을 살린 다양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사진=롯데홈쇼핑.
사진=롯데홈쇼핑.

홈쇼핑 업계는 이번 시즌 프리미엄 캐시미어 제품들을 선보이며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6년 선보인 자체 패션 브랜드이자, 캐시미어 특화 브랜드인 ‘LBL’을 통해 이탈리아 프리미엄 소재 기업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캐시미어로 제작한 남성 코트를 출시했다.

홈쇼핑에서 명품과 견줘도 손색없는 옷을 선보이고자 최상급 원단을 활용해 제작한 ‘제냐 캐시미어 코트’는 LBL이 최초로 선보이는 남성 외투로, 원단의 모를 빗어 특유의 물결무늬를 만드는 '지블링 공법'을 사용했으며 가격은 100만원대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이처럼 많은 브랜드에서 캐시미어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수 있는 이유는 캐시미어가 요즘 소비 트렌드가 중시하는 상반되는 가치인 ‘고급스러움’과 ‘가성비’를 모두 만족시키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라며 "가격, 디자인, 브랜드 등 모든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최근 캐시미어를 즐기는 연령층도 젊은 세대까지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