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금호석유, 아시아나항공 매각방식에 '구주' 향방은
[이슈분석] 금호석유, 아시아나항공 매각방식에 '구주' 향방은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1.15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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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유력해지면서 금호석유화학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호석유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1.1%를 보유한 2대주주다. 하지만 이번 매각 이후에 남은 금호석유가 보유한 지분이 얼마가 될지에 변수가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1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 31.1%의 인수(구주) 외에도 신주 발행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금호석유 입장에서는 신주 발행이 얼마나, 또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에 아시아나항공의 지분가치가 달라지게 됐다.

14일 관련 업체들에 따르면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금호석유다. 금호석유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1%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 지분은 제법 굴곡이 심했다. 형제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갈등 과정에서도 금호석유는 이 지분을 한번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로 전락할 위기에 쳐했다는 평가다. 

지난 2분기 기준 금호석유의 이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2039억원으로 취득가액 2842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매각 이후 이 지분가치가 상승할지는 아직 변수가 적지 않다. 매각 과정에서 금호산업의 지분 31.1%의 가치가 3000억원대로 평가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구주의 지분이 유상증자 이후에 얼마나 희석될지도 예상하기 쉽지 않다.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세부 협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 협상은 내달까지 이어진 이후 최종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HDC 컨소시엄은 현재 구주 인수가격을 3000억원대로, 신주 발행가를 2조2000억원대로 적어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보다 1조원 가량 비싼 금액을 아시아나항공에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당연히 기존 주주는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이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금호석유의 경우에는 2대주주는커녕 5% 주주도 되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신주발행가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발행가를 6000원으로 설정했을 경우 신주는 약 3억6666만주 수준으로 이는 기존 발행주식 2억2123만5294주를 대폭 뛰어넘게 된다. 

이 경우 금호석유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11.1%에서 4.2%로 대폭 감소한다. 2대주주는커녕 지분변동을 공시하는 5%룰의 적용도 받지 않게 된다. 만약 신주발행가액을 장부가액인 5000원으로 설정할 경우 더 낮아질 경우 금호석유의 지분은 3%대로 내려앉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취할 경우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발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금호석유 입장에서는 어느 경우든 지분가치가 지금 이상으로 희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주가가 따라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업황이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 관계자는 “HDC 컨소시엄 입장에서 2조2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경우 지분이 50% 이상이 되는 상황”이라며 “경영권을 획득한 상황에서 지분을 필요 이상으로 확보하기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에 투자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신주발행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금산분리에 따라 20% 이상의 지분 취득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HDC현대산업개발과 최대한 신주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석유는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높아져 적절한 가격에 차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었던 만큼 매각이 이뤄졌다고 단기간 내 지분 매각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