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vs 하나은행, 신남방 핵심 베트남서 '격전'
신한은행 vs 하나은행, 신남방 핵심 베트남서 '격전'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1.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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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리테일금융 강화 위해 현지화 전략
하나은행, BIDV 2대주주 등극...포트폴리오 시너지 기대

신남방정책 핵심 국가인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신한은행에 KEB하나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하나은행이 베트남 자산규모 1위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BIDV의 외국인 전략적투자자 지위 취득을 공식 선언했다.

앞서 7월 하나은행은 BIDV가 발행한 신주 6억330만2706주를 1조14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고, 지난달 31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BIDV 지분 인수를 최종 승인받았다.

이는 국내 은행 사상 최대규모의 해외 전략적 지분투자로, 하나은행은 BIDV 지분 15%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1957년 설립된 BIDV는 증권·보험·리스·자산관리 등 다양한 자회사를 둔 베트남 국영상업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 3809억원, 총자산 66조3000억원으로 베트남 최대 자산규모를 보유하고 있고 비엣콤은행(Vietcom Bank), 비엔틴은행(Vietin Bank), 아그리뱅크(Agri Bank)와 함께 베트남 4대 상업은행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이 BIDV에 지분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이 은행이 기업금융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개인금융에 강한 하나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하나은행은 리스크관리 기법과 개인금융 노하우를 BIDV에 전수하고,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금융비즈니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BIDV가 베트남 내에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와 방대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현재 BIDV는 베트남 전역에 지점·사무소 1000여개와 ATM 5만8000여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이어왔던 하나은행은 BIDV의 영업망을 활용해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글로벌 실적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당장 올해 말부터 BIDV의 실적이 하나금융 실적에 반영된다. BIDV의 지난해 순이익 3809억원에서 단순 계산할 경우(지분율 15%) 약 570억원이 하나은행의 글로벌 실적으로 인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여러 방법들이 있지만 특히 현지 금융사의 지분을 확보해 진출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통한다"며 "하나은행도 예전부터 현지 지분투자를 적극 고려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포트폴리오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에서 외국계 1위 은행으로서 독보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기업 고객 위주의 기존 영업에서 벗어나 현지기업과 리테일 자산 고객 비중을 늘려 현지 주요 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1993년 한국계 최초로 사무소를 설립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하나은행은 2011년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비나은행 합병, 2017년 호주계은행 ANZ의 베트남 리테일(소매금융) 부문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이후 지난해 950억원, 올해 상반기 5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외국계 최대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앞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은 자산·고객·직원 등 3대 핵심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베트남 외국계 초격차 은행으로 도약하겠단 포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매년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베트남 내) 계속 채널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그룹의 2020스마트프로젝트에 따라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 되기 위한 중장기 과제도 지속 추진하고 있는데 신한베트남은행도 관련해서 실적과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