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없는 안송이를 9년이나 후원'...스포츠서도 빛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인내심 경영'
'우승 없는 안송이를 9년이나 후원'...스포츠서도 빛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인내심 경영'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1.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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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안송이, 데뷔 10년만에 우승...묵묵히 후원한 KB금융에 찬사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그룹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10년 차 안송이(29) 선수의 첫 우승으로 스포츠마케팅 명가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지난 2011년부터 우승이 없는 선수를 무려 9년간이나 후원해준데 대해 안송이가 2019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으로 보답하며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경영 철학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안송이 선수는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237개 대회, 데뷔 10년 만의 첫 우승이었다.

그동안 안 선수는 준우승 3번 등 '톱5'에 15차례 오른 적은 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데뷔 10년 만에 첫 우승을 거머쥐면서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날릴 수 있게 됐다.

안 선수에겐 묵은 한을 푸는 감동적 순간이었지만, 한편으론 그를 9년간이나 믿고 기다려준 후원사인 KB금융의 인내심도 골프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KB금융은 스타 선수보단 KB금융과 함께 성장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해 후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KB와 함께 성장하는 후원'을 지향하는 KB금융의 스포츠마케팅 철학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안 선수는 "주변에서 장난식으로 '어떻게 KB에 들어갔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이 무거웠었다"며 "최대한 빨리 우승해서 선물도 드리고 그런 말이 나오지 않게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10년 만에 선물해 드릴 수 있어서 좋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안송이 선수가 지난 1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KLPGA
안송이 선수가 지난 1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KLPGA

안 선수와 KB금융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B금융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아래 안송이와 첫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14년과 2019년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특히, 올해 초엔 실무진 차원에서 재계약 여부를 고심했지만, 다시 한 번 선수의 기량을 믿고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의 스포츠마케팅 철학 자체가 발전 가능성이 있고, 성실하고, 본인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를 발굴해서 후원하는 것"이라며 "그 취지로 안송이 선수를 처음 후원하기 시작했고 그 입장이 계속 진행돼왔다"고 말했다.

안 선수의 10년만의 첫 우승으로 윤종규 회장의 '인내심 경영철학'이 스포츠마케팅 부문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단 평가도 나온다.

평소에도 윤 회장은 안 선수 뿐만 아니라 부진을 겪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니 부담 갖지 말라"며 응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선수의 단기 성적보단 중·장기적 경기력 향상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 KB금융의 스포츠마케팅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KB금융이 박인비, 전인지, 오지현, 안송이 등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과 잡음 없이 순조롭게 재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철학과 신뢰가 바탕이 됐단 분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은 평소 후원 선수들 생일을 직접 챙기거나 복날엔 삼계탕을 보내는 등 살뜰하게 챙기신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예들을 찾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키는 KB금융의 차별화되고 독보적인 전략이 KB금융을 스포츠마케팅 명가로 올려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