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지지부진하던 은행주, '시중금리 상승·배당 매력'에 반등
저금리에 지지부진하던 은행주, '시중금리 상승·배당 매력'에 반등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1.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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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11월 들어 일제히 오름세

저성장·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부진을 이어오던 은행주가 이달 들어 일제히 오름세다.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금리가 오히려 오르고 있어서다. 보통 은행주 주가는 시중금리 추세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 7일 주가는 지난달 말일인 31일 대비 일제히 올랐다.

신한금융의 7일 종가는 4만3300원으로 지난달 31일 종가 4만2500원 대비 1.88% 올랐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4만1950원에서 4만3200원으로 2.98% 상승했다.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하나금융으로 3만3700원에서 3만5350원으로 4.90% 올랐고, 우리금융은 1만1750원에서 1만2300원으로 4.68% 상승했다.

올해 은행주는 금융지주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달리 유독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경기 부진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계속된 탓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예대마진 감소와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가 대두됐다. 국내 은행들이 전체 수익의 80% 가량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수익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에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지난달 16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시중금리는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8bp 오른 연 1.530%에 장을 마감했다. 5년물은 0.6bp 오른 연 1.665%로, 10년물은 0.3bp 오른 연 1.820%로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있었고,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이미 시장에서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과도하게 선반영됐던 부분이 돌아오면서 지금의 금리 흐름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시장 예상과 달리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NIM 감소폭이 둔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최근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 주가는 실적보다는 시중금리 추세와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투자매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배당시즌을 앞두고 배당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저금리에서 대출성장 둔화 및 순이자마진 하락 우려가 있지만 은행업종의 현 주가는 이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오히려 대손충당금 하향 안정에 따른 높아진 이익안정성과 높은 배당수익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주요 은행지주와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고려할 때 향후 배당성향 상향과 자사주 매입 소각과 같은 주주환원정책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