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연임점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연임 변수는 ‘떨어진 순익’
[카드사 CEO 연임점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연임 변수는 ‘떨어진 순익’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1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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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순이익 급락...임기 중 회복 ‘실패’
중장기적 디지털화·해외진출 등 신사업은 ‘성공’
이달 말 금감원 종합검사도 ‘변수’

올해 말에 이어 내년 초까지 카드업계에 인사태풍이 불 전망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이 연말연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가 불황인 가운데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비즈트리뷴은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의 재임기간 공과를 짚어본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두 번째 연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임 사장은 신한카드의 중장기적 디지털화와 해외진출 등 신시장 개척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취임 이후 크게 떨어진 순이익을 회복시키지 못한 점과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연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임 사장의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역시 내년 3월이라는 점에서 조 회장 연임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사진제공=신한카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중장기적 디지털화 성공적으로 이끌어 연임 ‘긍정적’

우선, 임 사장은 신한카드의 중장기적인 디지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사장은 취임 당시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강조했고, 지난달 1일 창립 12주년 기념식에서도 디지털 생태계를 ‘초연결’하고, 카드업을 한계 없이 ‘초확장’하고, 사회공헌을 강화해 ‘초협력’하는 ‘3초(超) 경영’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디지털화의 일환으로 계좌에 잔액이 없이도 일정 한도 내에서 회원이 지정한 수취인에게 송금이 가능한 모바일 카드 간편결제 서비스 ‘마이크레딧’을 내년 1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금융사 최초로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고,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CB(Credit Bureau)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국내 카드사들이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해 해외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카드는 해외에서 양호한 실적으로 보이고 있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유한회사 신한파이낸스는 올해 상반기 17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고, 신한인도파이낸스 71억원, 미얀마의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15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특히,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상반기 영업수익으로 37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자산 3168억원 규모로, 지난 7월 푸르덴셜그룹으로부터 신한카드가 인수해 상반기 처음으로 실적에 반영됐다.

순이익 급락...떨어진 실적 살리기 ‘실패’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1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55억원 대비 3.9%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경기 침체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업계 불황을 고려했을 때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임 사장이 취임한 지난 2017년 3월 이후 신한카드의 실적은 매분기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임 사장의 취임 첫 성적표는 2017년 2분기 순이익으로, 2294억원을 기록했다. 취임 직전인 같은해 1분기 4018억원보다 43% 감소했다. 취임 직후라 실적감소가 전적으로 임 사장의 책임은 아니지만 취임 직후 떨어진 실적을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이렇게 취임과 동시에 크게 감소한 순이익은 1년 차인 2017년 차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2~3분기 순이익은 또다시 큰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 전분기 대비 각각 20%씩 급감했다.

문제는 임 사장의 임기 동안 신한카드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임 사장의 취임 첫해인 2017년 말 신한카드는 누적 순이익으로 913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누적 순이익은 51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나 급감했다. 신한카드 순이익은 임 사장 취임 이후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지만, 하락폭은 크고 상승폭은 미비해 좀처럼 취임 당시의 순이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카드 분기별 순이익 추이 / 표=박재찬 기자
신한카드 분기별 순이익 증감 추이 / 표=박재찬 기자

◆ 임 사장 주도 신상품, 직원 횡령 등 관련 종합검사 결과 주목

임 사장 두 번째 연임의 또 다른 변수는 이달 말 시작되는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다. 신한카드는 4년만에 이뤄지는 종합검사에서 카드사 중 첫 번째 검사대상이다. 물론 검사결과는 내년에 발표되겠지만, 검사 중 문제가 지적된다면 연임에 상당한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종합검사에서 금감원은 신상품 출시, 직원 횡령 문제, 결제일(신용공여기간) 변경 번복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전망이다. 특히, 임 사장은 올해 딥 온·딥 메이킹·딥 테이킹·딥 에코 카드 등 딥(Deep) 시리즈 카드를 연이어 출시했는데, CEO 주도의 카드 신상품은 고객 혜택, 광고 등 비용을 증가시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임 사장은 신한카드의 디지털화와 해외진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취임 이후 크게 하락한 실적을 회복하지 못한 점과 종합검사는 연임 여부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