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어 하나은행까지...통신업 뛰어든 은행들
국민은행 이어 하나은행까지...통신업 뛰어든 은행들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1.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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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LGU+와 손잡고 4일 '리브엠' 출시
하나은행도 SKT와 금융·통신 융합서비스 출시 계획

저금리 장기화, 시장 포화 등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친 은행들이 통신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저렴한 요금제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에 없던 금융·통합 융합서비스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목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가상통신망서비스(MVNO·알뜰폰) '리브엠(Liiv M)'을 출시한다.

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출시한 리브엠은 저렴하고 단순한 요금제를 바탕으로 금융·통신 융합 혁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MVNO) 서비스다. KB금융에서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 요금도 대폭 할인해주고 알뜰폰 업계 최초로 5G망도 제공한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Liiv M(리브모바일)' 론칭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B국민은행
지난달 28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Liiv M(리브모바일)' 론칭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사진제공=KB국민은행

이미 통화 품질, 인터넷 속도 등 서비스 품질면에선 안정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리브엠 사전테스트에 참여한 한 국민은행 직원은 "가입신청부터 개통까지 비대면으로 할 수 있어서 일단 시간을 내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었다"며 "통화 품질이나 인터넷 속도도 기존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비스 품질에서 기존 이동통신사와 큰 차이가 없다면 어떤 혁신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리브엠의 성공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친구결합 할인, 잔여데이터 포인트리 환급, USIM 인증서 등 금융·통신 융합 혁신서비스를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한다.

리브엠 출시가 무섭게 KEB하나은행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최근 하나은행은 SK텔레콤, SK텔링크와 금융·통신 혁신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국민은행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MVNO사업권을 최대 4년간 독점하고 있는 만큼 다른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알뜰폰 시장에 발을 들였다.

서비스 자체는 국민은행의 리브엠과 유사하다. 하나은행에서 급여·4대연금 자동이체, 하나원큐 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면 요금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하나은행은 기존 알뜰폰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음악플랫폼 '플로' 등 미디어콘텐츠 혜택을 결합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차별화된 금융 혜택과 간소화된 금융거래 프로세스 제공에 역점을 둘 것"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혁신서비스 분야에서 (제휴 기업들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통신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저금리 장기화로 본업인 예대마진을 통한 이익 창출이 어려워진 데다 은행간 경쟁 심화, 시장 포화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오픈뱅킹 서비스 시행으로 은행 애플리케이션 무한경쟁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은행들의 고객유치 전쟁도 한층 심화되고 있다.

성장한계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데다 영업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은행들도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통신업의 경우 은행, 카드 등 금융거래 실적과 연계된 서비스가 가능해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도 가능하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또 금융거래 실적이 많을수록 할인폭이 커지는 만큼 각 은행의 충성고객 확보에도 용이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부담은 항상 있었다"며 "통신업은 아직 진출한 은행이 없어 시장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도 하고, 해당 금융 계열사 카드를 이용하거나 계열 보험사에서 보험을 들면 할인을 더 해준다든지, 그런 점에선 계열사 시너지까지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