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VS. 박찬구, 금호家 형제분쟁 점입가경
박삼구 VS. 박찬구, 금호家 형제분쟁 점입가경
  • 승인 2014.09.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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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회장(위)과 박찬구회장(아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형제분쟁이 점입가경이다. 2009년 대우건설 풋백옵션 후폭풍으로 형제분쟁이 점화된 이후 잊을만하면 양측간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박찬구 회장 측은 최근 박삼구 회장 측에 대해  지난 2009년 12월 재무구조가 악화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기업어음(CP) 4200억원어치를 계열사들이 사들이게 해 손실을 끼쳤다며 배임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고발건은 박삼구 회장의 재기에 상당한 난관으로 받아들여진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재기를 위해 다양한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을 워크아웃에 빠뜨린 장본인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따라붙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상태에 놓이면서 총수로써의 박삼구 회장 행보에는 제동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재계에서 나온다.
 
금호가의 형제분쟁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에 인수한 대우건설이 무리한 인수 후유증을 겪으며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번졌고 인수 3년만에 그룹 전반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형제간 책임론이 불거지며 갈등은 격화됐다.
 
박찬구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의 책임론을 주장하며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사들였고, 박삼구 회장은 동생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에서 해임하기도 했다. 이후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 추진에 돌입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상환 책임을 지고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렌터카는 KT로, 금호생명과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PEF에 넘겼다. 2011년에는 대한통운을 CJ그룹에 공개매각하기도 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과정에서 금호그룹과 경영정상화 절차에 합의한 이후 박찬구 회장에게 금호석유화학을 맡기면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그룹 주력을 양분해 경영하는 모양새를 갖춰줬다. 그러나 계열사간 지분율 문제로 현재까지 완전한 계열분리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결국 크고 작은 소송전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예컨대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는 가 하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를 넘기라면서 소송전에 돌입했다.
 
올 초에는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에 복귀하자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무효화하라며 가처분과 본안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양측은 금호 상호와 CI인 날개 마크를 둘러싸고 사용료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박삼구 회장의 일정을 빼낸 혐의로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를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박찬구 회장은 이같은 일련의 분쟁에 대해 "형과는 루비콘강을 건넜다"며 "형이 먼저 검찰에 손을 댔다(2011년 4월 박찬구 회장의 비자금 조성혐의 수사). 형이 직접 지휘했는데 하루아침에 없던 일로 할 수 없다"고 분쟁종식이 요원하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박찬구 회장은 지난달 박삼구 회장에 대해 지난 2009년 12월 재무구조가 악화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기업어음(CP) 4200억원어치를 계열사들이 사들이게 해 손실을 끼쳤다며 배임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LIG그룹 CP사건 등의 사례로 볼 때 박삼구 회장은 엄격해진 법의 판단 앞에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비즈트리뷴=정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