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커지는 재무리스크…진땀 흘리는 남준우 사장
삼성중공업, 커지는 재무리스크…진땀 흘리는 남준우 사장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1.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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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대표이사 남준우)이 국내 조선사중 가장 높은 수주 목표 달성률을 달성하고도 속이 편치 않다. 줄줄이 드릴십 계약이 해지되며 적잖은 부담을 짊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해지된 드릴십의 물량만해도 2척, 계약금액만 1조6200억원 규모다. 

남준우 사장
남준우 사장

1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선사인 트랜스오션(Transocean)은 지난 2013년 8월, 2014년월에 발주한 드릴십 2척에 대한 선박건조 계약을 해지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드릴십 2척에 대한 기존 수수 선수금 5억2400만 달러(약 6124억원)의 몰취와 선박 소유권 귀속 등의 보상 합의를 완료한 상태다. 이 두 선박의 계약금은 각각 8544억원, 7656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때문에 선수금을 보존하더라도 1조원 매출 하락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2척의 드릴십을 매각해서 충당해야 하지만 해양플랜트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낙관하귀는 쉽지 않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도 해양플랜트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이 외에도 삼성중공업은 2015년 미국의 퍼시픽드릴링(PDC)과의 드릴선 1척, 2018년 노르웨이 시드릴(Seadrill)의 드릴선 2척에 대해서도 각각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중 시드릴의 드릴선은 삼성중공업이 소유하고 있지만 PDC와는 계약금 반환을 두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의 계약해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실적발표를 앞둔 3분기에도 적자가 유력한 상황. 좀처럼 실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기존 수주마저 취소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취소된 드릴선 2척의 자산가치를 60%로 반영할 경우 약 1600억원 수준의 충당금 설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손실 총액의 39%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누적 8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이 수주목표 54억 달러의 70%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 수주목표액에 가장 근접한 수치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대 3400억원 규모의 손실이 우려됐던 것과 달리 충당금은 절반 이하로 설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중공업의 수주목표 달성률은 동종업계에서 가장 양호한 실적으로 연간목표 달성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