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QM6 1.7디젤…2.0디젤·가솔린의 '합리적 대안'
[시승기] 르노삼성 QM6 1.7디젤…2.0디젤·가솔린의 '합리적 대안'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0.3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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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QM6 1.7디젤 모델은 르노삼성의 라인업에서도 가장 독특한 존재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QM6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보유 중인 모델이다. LPG모델은 물론 2.0가솔린, 2.0디젤을 판매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디젤엔진을 다운사이징(downsizing)한 1.7 디젤은 QM6 라인업의 사족이 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와 기대를 안고 QM6 1.7dCI를 시승해봤다. 특히 QM6 2.0GDe(가솔린), QM6 2.0dCi(디젤)와 같은 코스를 돌아보며 직접적인 비교를 했다. 

지난 30일 진행된 이번 시승은 서울 강남에서 임진각 인근까지 이어지는 약 74km의 자동차 전용도로, 도심도로가 포함되는 코스로 진행됐다. 이후 임진각 인근 도로에서 10km 가량의 자유시승을 통해 비교 시승이 이뤄졌다. 

사실 QM6의 이 세 모델은 외형상 차이가 없어 후면의 모델명을 확인하기 전까진 어떤 파워트레인인지 조차 확인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 차를 차례로 시승하니 자연스럽게 이 라인업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됐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사진=르노삼성자동차

1.7디젤 모델만을 주행했을 때는 알기 힘든 특색이 몇가지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2.0 디젤모델에 비해 눈에 띄게 조용하다. 아이들링은 물론 가속시의 진동, 엔진음이 크게 감소했다. 4륜 모델인 2.0디젤과 달리 전륜구동인 1.7디젤은 구동부품이 감소한 만큼 차체 전반의 진동과 소음이 줄었다. 배기량이 줄어든 만큼 진동이 줄어든 것도 당연한 이야기다. 

반면 가속 구간에서도 2.0디젤과 눈에 띄는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은 시속 120km가 넘어가는 고속주행에서다. 고속주행에서는 눈에 띄게 가속력이 떨어진다. 풀타임 4륜구동인 2.0디젤과 고속주행 안정성도 차이가 생긴다. 

1.7디젤은 최대 출력이 150마력, 최대토크가 34.6kg·m로 2.0디젤의 최대 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8.7kg·m에 비해 소폭 뒤진다. 

하지만 이는 2.0가솔린과 비교했을 땐 오히려 강점이다. 2.0가솔린의 최대 출력은 144마력으로 최대토크는 20.4kg·m이다. 같은 전륜구동임을 감안해도 순간 가속은 단연 1.7디젤이 압도적이다. 물론 가솔린의 정숙성, 진동과 비교하면 1.7디젤이 더 소음이 크고 진동이 많다. 

반면 연비 면에서는 단연 1.7디젤이 압도적이다. 1.7디젤의 공인연비는 14.4km/L(17~18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2.0디젤의 12.7km/L을 크게 상회한다. 가솔린의 연비 12.0km/L는 가솔린과 경유의 가격차이를 더할 경우 체감 연비차가 더 커진다. 

QM6 1.7dCI 엔진.ㅣ사진=르노삼성자동차
QM6 1.7dCI 엔진.ㅣ사진=르노삼성자동차

종합적으로 1.7디젤의 출시는 르노삼성의 적잖은 고민이 반영된 것 같다. 2.0가솔린, 2.0디젤의 강점을 절묘하게 따서 두 모델의 중간쯤에 위치하게 됐기 때문이다. 2.0디젤보다 조용하고 쾌적하며 2.0가솔린보다 경쾌한 성능을 보여준다. 가격도 두 모델 사이에 있다. 1.7디젤은 2.0디젤에 비해 트림별로 500만원 가량 저렴하게 책정됐다. 동시에 2.0가솔린 보다는 300만원 가량 비싸다. 

이런 특징 때문에 QM6 1.7디젤은 2.0디젤과 2.0가솔린 모델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7디젤의 판매량은 QM6 전체 판매량에서 10% 수준. 하지만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가성비를 고려한 이들에게 QM6 1.7디젤은 분명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모델이 될 것 같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