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국민은행장 첫 스타트...은행권 CEO '줄줄이' 임기만료
허인 국민은행장 첫 스타트...은행권 CEO '줄줄이' 임기만료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0.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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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국민은행장, 차기 행장 단독 후보로...사실상 연임 확정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내년 3월 임기만료
이대훈 농협은행장·김도진 기업은행장, 올해 말 임기만료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임기만료를 앞둔 은행권 CEO들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국민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 중 허 행장이 먼저 차기 행장 단독 후보로 오르며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허 행장을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재선정했다.

다음달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최종 심사와 추천을 거쳐야 하지만 단독 후보인 만큼 사실상 연임이 확실시된다. 허 행장의 임기는 1년이다.

애초 금융권은 허 행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점쳐왔다. 글로벌 경제 둔화, 업권 내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 허 행장 취임 전인 2017년 9월 말 기준 1조8413억원이었던 국민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올해 9월 말 기준 2조67억원으로 약 1조원 가량 늘었다.

또 올해 초 총파업까지 치닫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던 노조와 협의에 성공한 것은 물론 KB금융그룹에서 전사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디지털 전환(DT)' 등 핵심 사업을 도맡으며 뛰어난 조직관리 역량과 업무수행 능력을 보여줬단 평가도 받고 있다.

대추위 관계자는 "꾸준한 실적 성장 등 탄탄한 경영성과와 소통과 화합의 경영으로 리더십을 겸비한 점, 그룹의 4대 중장기 경영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점 등 여러 측면을 고려했다"며 허 행장 추천 배경을 밝혔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2년째 임기를 지내고 있어 연임 여부가 확실치 않다.

이 행장이 최대 실적 달성, 그룹 디지털혁신 사업 주도 등 뛰어난 성과를 보였음에도 NH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자회사 CEO들이 2년 이상 임기를 이어간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지만 김광수 회장이 그룹 중장기 전략을 내세우면서 이대훈 행장에게 전적으로 업무를 맡길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면서도 "농협 자체가 CEO 뿐만 아니라 임기를 오래 하지 않고 새로운 인재에게 물려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도 오는 1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최고경영자는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동안 김 행장이 추진해왔던 중소기업 경영지원 사업, 일자리 매칭 프로그램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가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인사라는 점에서 일찍이 교체설이 흘러나온 바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채용비리 관련 재판 결과라는 변수가 있지만, 역대 최대 실적 시현은 물론 KB금융에 빼앗겼던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는 등 높은 경영성과를 보여왔다. 특히, '원신한(One Shinhan)' 전략을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역량을 극대화한 점, 그룹 내부를 탄탄하게 다져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점 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내년 1월 열릴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도 내년 3월 종료된다. 손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우리은행장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다.

손 회장은 올해 1월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국제자산신탁 등에 대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뤄낸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은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8월부터 시작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가 변수다.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손 회장 연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DLF는 전국민인 주시하고 있는 사태이지 않냐"며 "당연히 (DLF에) 관련된 은행들도 CEO 선임 과정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