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대상 사모펀드 판매량 두 달 연속 하락…7년 만에 최대폭
개인 대상 사모펀드 판매량 두 달 연속 하락…7년 만에 최대폭
  • 이기정 기자
  • 승인 2019.10.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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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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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가 7~8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8월 판매량은 7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금융투자협회는 24일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26조3983억원으로 7월 말보다 5893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판매는 지난 7월 -382억원, 8월 -6705억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그전까지 판매 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 말에는 27조25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7월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자전거래를 통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 등이 제기된 데 이어 'DLF 사태'까지 터지며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쌓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사모펀드 판매회사 중 DLF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KEB하나은행의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6월 말 3조275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7월 -1953억원, 8월 -1815억원으로 연속 줄었다. 우리은행 역시 6월 말 2조9111억원에서 7월 말 2조940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8월 말에는 2조5299억원으로 급감했다. 8월 한 달 동안 4101억원이 줄었다.

다른 주요 사모펀드 판매사들의 실적은 증가하거나 소폭 하락 했다. 

신한은행 판매 잔액은 7~8월 두 달 동안 71억원 줄었고 국민은행은 1406억원 증가했다. 또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도 판매 잔액이 7~8월 두 달 동안 각각 456억원, 325억원 정도만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310억원,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415억원, 790억원 증가했다.

개인 고객에게 팔린 사모펀드의 계좌 수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KEB하나은행의 개인 고객 판매 사모펀드의 계좌 수는 6월 말 1만5194개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말 1만4109개, 8월 말 1만3205개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6월 말 1만3437개에서 7월 말 1만3527개로 소폭 늘었다가 8월 말 1만1700개로 1827개(13.5%) 급감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6월 말 6102개에서 7월 말 6039개로 줄었다가 8월 말 다시 6117개로 증가했다. 또 KB국민은행은 6월 말 5696개, 7월 말 6208개, 8월 말 6555개로 늘었다.

사모펀드 판매 유형 가운데에서는 파생형 상품의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최근 문제가 된 DLF 등이 파생형 사모펀드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파생형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6월 말 5조424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7월 말 5조3506억원, 8월 말 5조786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주식형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6월 말 6928억원에서 8월 말 7166억원으로 계속 증가했고, 부동산형도 2조6883억원에서 2조7801억원으로 늘어났다. 더불어 공모펀드도 계속 늘어 6월 말 87조9000억원에서 8월 말 89조6000억원으로 커졌다.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DLF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사태까지 터지며 사모펀드 판매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위험성 파생형 사모펀드에 대한 은행의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고 금융감독원은 유동성 문제 등을 중심으로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서 사모펀드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상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와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규제 완화라는 지론에 변화가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사모펀드 운용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