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위주 정시모집 확대" 대통령 연설에 교육계 우려 목소리
"수능위주 정시모집 확대" 대통령 연설에 교육계 우려 목소리
  • 용윤신 기자
  • 승인 2019.10.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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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하는 문재인대통령 | 연합뉴스
시정연설하는 문재인대통령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학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을 확대하겠다고 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휘경공고에서 특성화고 현장 체험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종은 학종 그 자체로 개선해야지 수능 확대와는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저희 (교육청) 입장"이라며 정시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개별 대학이 음성적인 고교 등급제를 적용하면서 학종을 특수목적고 학생 선발 도구로 악용하는 데 대해 보완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를 일반적인 수능 확대론으로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입시제도 개혁은 정시와 수시 비율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에서 마련하는 과정에서 조정돼야 하지만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또다시 수시-정시 비율 논쟁으로 교육계를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노조는 "정시 확대는 '공정성' 가치를 실현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사교육 열풍, 강제 자율학습, 문제풀이 교육을 불러와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혁신교육의 방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는 "그간 정·수시 비중이 너무 한쪽에 쏠려 있어 불균형했던 만큼 정시를 일정 부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정시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도 "학부모들이 지난 2년 동안 수시의 불공정성을 알리고 정시 확대를 요구해왔는데 현 정부는 외면해 왔다"며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내년 총선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면 교육부와 여야가 합심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시 확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입 정시 확대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유은혜 부총리 | 연합뉴스
대입 정시 확대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유은혜 부총리 | 연합뉴스

한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에서 열린 특성화고 현장실습 관련 부교육감 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언급한 일에 관한 질문에 "오는 2022학년도부터는 (대학입시에서) 정시모집 비율이 30% 이상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교육부가 배포한 2020년 서울 소재 대학의 전형유형별 모집 현황을 살펴보면 수능 비율의 전체 평균은 27.5%, 가장 낮은 세 개 학교는 고려대 16.2%, 서울대 20.4%, 이화여대 20.6%이며, 수능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한국외대 39.2%, 홍익대 37.4%, 서강대 33.1%로 그 격차가 컸다. 

일각에서 정시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자는 주장까지 제기된 만큼 차후 정시 비율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서울 소재 대학 전형유형별 모집 현황 | 교육부
서울 소재 대학 전형유형별 모집 현황 | 교육부

[비즈트리뷴(세종)=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