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3Q엔 웃겠지만...NIM 하락폭 '관전포인트'
은행, 3Q엔 웃겠지만...NIM 하락폭 '관전포인트'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0.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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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기준금리 인하에...3분기 NIM 5bp↓, 4분기 3~4bp↓

금융지주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관전포인트는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이 될 전망이다.

3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됨에도 저금리 장기화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NIM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NIM 하락폭이 크면 클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단 의미다.

◆ 4대 금융그룹 3분기 성적 '맑음'...신한금융 '리딩뱅크' 지킬 듯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4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5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30일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273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조9992억원) 대비 9.13%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에도 리딩뱅크 수성이 예상되는 신한금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3.94% 오른 97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자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렌지라이프 편입 효과로 비이자이익도 크게 확대되며 최대 실적 경신도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은행 뿐만 아니라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30%로 높다는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매년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2017년 신한금융에게서 가져온 리딩뱅크 타이틀을 지난해 다시 내주며 절치부심하고 있는 KB금융은 올해 3분기 92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3분기(9538억원) 대비 3.28% 하락한 규모지만 시장 기대치는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KB금융은 선제적인 자산건전성 관리를 통해 대손비용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점이 호실적 배경으로 꼽힌다.

치열한 3·4위전을 치르고 있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중 올해 3분기 먼저 웃는 곳은 하나금융이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금융사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도 엮여있다.

하나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8077억원으로 전년 동기(5894억원) 대비 37.04% 증가할 전망이다.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이익 4000억원이 반영되며 순이익이 큰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56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5985억원)보다 5.45%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우리금융은 본격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등 그룹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어 성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4분기 성적 '반전' 우려...기준금리 인하 영향 불가피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은행들이지만 당장 올해 4분기부터는 수익 악화를 우려해야 될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장기화와 신예대율 규제 강화 등으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특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감소와 NIM 하락이 가장 부담이다. 국내 은행들이 전체 수익의 80% 가량을 이자이익이 의존하고 있어서다. 한은은 올해 7월과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1.25%로,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보통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 NIM에 긍정적이다. 대출 만기보다 예금 만기가 짧아 예금이 금리하락 영향을 더 빨리 받는데다 예금금리를 더 빨리 내려 마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영업환경은 다르다. 우선, 장단기 금리차 영향이 크지 않고 은행간 경쟁 격화로 기준금리 하락 시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하락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내년 1월 적용되는 신예대율 규제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무작정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은행 순이자마진은 은행 평균 5bp 내외로 하락하고 4분기 역시 3~4bp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향후 은행 수익성 악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선방했던 순이자마진은 7월 금리인하 이후 소폭 하락할 것"이라며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된 추가 금리인하 포함 2020년 상반기 금리인하까지 고려할 때 은행들의 마진방어는 더욱 어려워지고 추가적인 실적 희석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