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자문 받은 30%는 보험금 부지급...공정성 고민하는 보험업계
의료자문 받은 30%는 보험금 부지급...공정성 고민하는 보험업계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10.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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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자문, 보험금 지급 지연·회피 도구 전락" 지적
업계, 공정성 위한 공공의료자문기관 신설, 의료자문 실명제 도입 고민

보험사가 의료자문제도를 청구보험금 지급 지연·회피 도구로 사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의료자문제도는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공의료자문기관 신설 운영과 의료자문의 실명제 도입 등을 거론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장병완 의원은 보험사의 의료자문제도 때문에 보험가입자의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무위 소속 전재수 의원도 의료자문제도가 고객의 청구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구실로 활용되고 있고, 의료자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3의료자문제도는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의료자문 의뢰 건수는 8만7467건으로, 2014년 3만2868건 대비 2.6배가 증가했다. 지난해 의료자문건 중 3만1381건, 무려 30%가 보험금 부지급으로 결정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의료자문제도는 보험사가 청구보험금 지급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피보험자(소비자)의 질환에 대해 전문의의 소견을 묻는 제도다. 보험금 지급과정에서 지능화되고 범죄화된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병·의원의 과잉진료 행위가 만연한 상황에서 의료자문제도는 보험사기와 도덕적 해이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막을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진 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이다. 그동안 의료자문제도의 불공정성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됐다. 특히, 올해 금융위 국정감사에서는 보험사의 의료자문 의뢰가 특정 병원·의사에게 지나치게 몰리면서 ‘보험사와 의료계의 카르텔이 의심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런 불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제도에 대한 보험소비자의 신뢰도 크게 떨어졌다. 제도가 보험금을 부지급하려는 의도라는 보험소비자들의 인식과 함께 의료자문 관련 분쟁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부정적 인식에 따라 보험업계는 보험소비자와 분쟁의 원인이 되는 의료자문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생명보험협회는 대한정형외과학회와 의료자문제도의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의료자문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공공의료자문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특정 병원·의사에게 의료자문이 집중되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자문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자문제도가 보험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제도의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을 위해 보건복지부나 금융당국이 공공의료 자문기관을 운영하고 보험사가 분담금을 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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