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의 아들 이정후, 1993년 해태 이종범처럼 우뚝서다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 1993년 해태 이종범처럼 우뚝서다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10.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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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선수
이정후 선수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트윈스 2군 총괄 코치는 프로 데뷔해인 1993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전국 야구팬을 사로잡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 코치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29타수 9안타 타율 0.313의 맹타를 휘둘렀고, 5차전에서는 당시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인 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이종범 코치는 기자단 유효투표수 48표 중 45표를 획득해 신인 선수로는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었다.

26년이 흐른 2019년 키움 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PO)에서는 이종범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21·키움)가 시리즈를 흔들었다.

이정후는 PO 3경기에서 15타수 8안타 타율 0.533으로 펄펄 날며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그는 기자단 유효투표수 68표 중 54표를 받아 처음으로 PO MVP 왕관을 썼다.

이정후는 PO 3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PO 3차전에선 5타수 3안타 2득점 2타점을 몰아치며 SK를 10-1로 격침했다.

그는 1회 좌익선상 2루타로 배트를 예열한 뒤 3회 2사 1, 2루에서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결정적인 2타점 싹쓸이 2루타를 작렬했다.

상대 선발 헨리 소사의 높은 공을 기술적으로 끌어당겨 만든 적시타였다.

3-0으로 앞선 5회 말 1사 1루에선 우전 안타로 기회를 이어간 뒤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상대 배터리를 정신없이 흔들었다.

그는 후속 타자 송성문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으며 포효했다. 키움의 한국시리즈행을 자축하는 외침이었다. '바람의 손자'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사실 이정후에게 가을야구는 꿈속의 무대이자 아픈 기억의 장이었다.

프로 데뷔 해인 2017년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지난해엔 한화 이글스와 프로야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다 어깨를 다쳐 포스트시즌 중도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올해 가을이 사실상 이정후의 첫 번째 포스트시즌 무대였다.

이정후는 아픈 기억을 딛고 고척돔 중심에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