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한 숨 돌린 롯데그룹…신동빈 회장, 경영 고삐 죈다
[이슈분석] 한 숨 돌린 롯데그룹…신동빈 회장, 경영 고삐 죈다
  • 전지현
  • 승인 2019.10.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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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마지막 퍼즐 호텔롯데 상장·대규모 투자 기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년여간 숨막히게 이어온 수사로부터 자유로워졌다. 8개월간 총수 구속사태란 초유의 공백사태까지 맞았던 롯데가 신 회장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함으로써 지배구조 개편 및 호텔 롯데 상장과 등 작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7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의 '오너 리스크'는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네고, 경영비리에 연루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이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으나 지난해 10월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경영에 복귀한 바 있다.

■지배구조 마지막 퍼즐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청신호'

이로써 롯데그룹은 가장 큰 변수로 꼽혀왔던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경영권 분쟁 불씨가 될 수 있는 일본 롯데 고리를 끊는 작업과 지난해 10월 구속에서 풀려나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1년간 추진해온 사업재편에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이자 핵심이다. 일본롯데홀딩스가 99%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는 증시에 상장됨으로써 독립적인 지주사 체제 완성과 동시에 그간 롯데에 드리워진 ‘일본회사’ 이미지와 일본 영향력을 벗어날 수 있단 의미가 있다.

때문에 롯데그룹은 2016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 2017년 10월엔 '뉴롯데' 일환으로 롯데지주도 출범시켰지만, 지주사 체제 마지막 단계인 호텔롯데 상장은 경영 비리, 면세점 특혜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작업이 잠정 중단됐었다.

관련업계는 호텔롯데 상장이 내년 중 추진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동시에 롯데그룹의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신 회장은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에서 50조원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5월 3조6000원을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석유화학 공장을 세우는가 하면,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등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여왔었다.

아울러 각종규제와 시장 변화로 내리막길을 걷는 유통사업의 차세대 주자로 이커머스 사업을 꼽고, 3조원 투자를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 시장에서 매물로 꼽히는 티몬, 마켓컬리, 11번가 등 조단위 온라인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아직 남아 있는 숙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

이번 판결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아직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 유지가 지속될 지에 대해선 안심할 수 없다. 관세청은 그간 신 회장에 대한 실형 판결에 따라 면세점 특허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실제 관세법 178조 2항에 따르면 '운영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이 면세점 신규특허를 위해 K스포츠재단에 뇌물을 건넸다고 봤고,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으로 '특혜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롯데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K스포츠재단을 지원했고, 정당한 심사를 통해 월드타워점이 운영권을 획득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따라서 관세청이 이 부분에 대해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았다'고 해석하면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월드타워점 사업권 취소에 직면할 가능성이 남은 셈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