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손가락 된 넥슨의 '듀랑고'…2년만에 서비스 손뗀다
아픈손가락 된 넥슨의 '듀랑고'…2년만에 서비스 손뗀다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10.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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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야생의 땅 : 듀랑고'가 출시 1년 10개월 만에 서비스 종료된다.

독특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출시 직후 인기를 끌며 지난해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까지 거머쥔 작품이지만, 결국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넥슨 제공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넥슨 제공
17일 넥슨·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듀랑고는 오는 12월 18일 서비스가 종료된다.

넥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사업적 판단으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레퍼런스가 없는 새로운 시도를 했던 타이틀인 만큼 듀랑고의 개발·서비스 경험을 토대로 더욱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듀랑고는 지난 2012년 첫 공개돼 지난해 1월 정식 출시된 게임으로, 현대인이 원시 시대로 돌아가는 신선합 콘셉트로 마니아 층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비롯해 기술창작상 기획·시나리오 분야, 그래픽 분야 등을 수상하며 장기적인 서비스의 기틀을 마련한 듯 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서서히 이용자들이 이탈하면서 수익 저하로 이어져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넥슨이 무너져가는 듀랑고를 구경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세컨드 웨이브 1차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를 개편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5월부터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글로벌서비스를 시작하며 수익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글로벌 출시 후 해외에서 6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국내 포함 누적 1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같은 노력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효과가 미미해지면서 서비스를 종료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최근 매각 불발, 조직 개편, 신작 부진 등 겹악재에 놓인 상황에서, 게임 프로젝트를 선별·축소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넥슨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8년 간 수백억여원을 들여 개발해 온 '페리아연대기' 프로젝트를 최종 무산시킨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듀랑고의 서비스까지 종료 결정을 내리면서, 향후 넥슨의 추가적인 비인기 게임 서비스 종료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넥슨은 듀랑고를 포함해 최근 모바일 부문에서 선보인 신작들이 잇달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서있다. 때마침 다음달 7일 올 상반기 '트라하'에 버금가는 대형 모바일 신작 'V4(브이포)'가 출격 준비를 마치고 있다.

만약 넥슨이 이번 V4를 통해 상위권에 안착한다면, 모바일 게임 사업 수익 창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최근 엠바크 스튜디오 등 M&A에 다시 나서는 것은 국내에서 마땅한 성장 모멘텀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며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넥슨이 V4를 상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킨다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