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얼어붙은 한중교류 녹을까…中서 쏟아진 칭찬 "삼성 품위 배워라"
[이슈분석] 얼어붙은 한중교류 녹을까…中서 쏟아진 칭찬 "삼성 품위 배워라"
  • 이연춘
  • 승인 2019.10.17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삼성전자의 품위 있는 기업 문화와 사회적 책임을 배우라"

연일 중국 관영 매체가 앞다퉈 삼성전자 칭찬 행보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얼어붙은 한중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중국 내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지난 14일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전격 방문했다.

리커창 총리 방문 이후 중국 관영 매체는 삼성의 휴대폰 공장 폐쇄과정에서 직원들을 살뜰하게 챙기며 '품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들이 배워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은 중국 시장에서 패자(loser)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컬럼을 통해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휴대폰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삼성이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밀린 급여와 퇴직금, 추가 한달 치 사회보험료, 게다가 중국 유명 브랜드 시계(EBOHR)도 선물로 줬다"며 "삼성은 공장이 문을 닫은 후 다른 제조업체들에 연락해 근로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전했다.

리 총리의 삼성 시안 공장 시찰은 의미 있는 신호로 읽힌다. 우선 중국 '서열 2위'인 리 총리가 직접 나서서 한국 대표 반도체 기업을 찾은 것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한중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재계에선 "리커창 총리의 삼성전자 시안 공장 방문은 사드 경제보복으로 냉각된 한중 관계를 풀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관측한다.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중국 내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이후 양국 간 경제분야에서 긍정적인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리커창 총리는 시안 공장을 찾아 "중국의 시장 개방은 확대될 것이며,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많은 사업기회를 내포하고 있다"며 "삼성을 포함한 전 세계의 첨단 기술 회사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지적 재산권을 엄격히 보호하고 중국에 등록된 모든 유형의 외국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할 것"이라며 "수년간 삼성과 중국의 협력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이 고부가가치의 수익을 가져오리라는 것을 충분히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정부망은 "리 총리가 시찰한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가 중국에 세운 자회사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소개하면서 "2012년부터 지금까지 108억7000만달러가 투자됐고, 2018년부터 진행 중인 2기 투자 규모는 150억달러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해외 생산기지 가운데 유일하게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이다. 지난 2월 설 연휴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시안 공장을 찾아 반도체 사업을 점검한 바 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