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최저 금리까지 바라본다...10월 금리인하 '무게'
한국은행, 최저 금리까지 바라본다...10월 금리인하 '무게'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0.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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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마이너스 소비자물가에...10월 금리인하 '유력'
미·중 '스몰딜' 합의로 10월 이후 추가 인하 기대감은 '약화'

한국은행이 글로벌 경기 침체, 내수 및 수출 부진 등으로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7월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한은이 이달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경우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연 1.25%로 돌아가게 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1년 이상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경기 부양을 위해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달 1~10일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7%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감소폭은 축소됐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11개월 연속 수출 감소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7개월째 부진하단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마이너스 물가가 두 달 연속 이어진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0으로 지난해 9월보다 0.4% 하락했다.

이에 앞서 8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전년 동월 대비 0.0%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0.038%로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8월과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 부진과 저물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2.2%) 달성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8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채권시장에도 이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국내 기준금리(1.50%)보다 낮은 1.28%를 기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1.50%에서 1.25%로 25bp 인하될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저물가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부담 역시 줄어 통화당국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적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포함 3개월 연속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 예상돼 10월 금통위에서는 25bp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며 "만장일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한은이 이달 금리를 인하한 이후 추가 인하 시그널을 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선,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던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약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경제 회복 속도를 바라보는 한은의 시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서 10~11일 미국과 중국은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연 400억~500억달러 구매하고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0%로 올리는 방침을 유예하는 '스몰딜' 합의에 성공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는 경제의 하방 리스크와 저물가에 대응한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면서도 "국내 경제의 하방 리스크였던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등 한은이 완화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추가 금리인하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으며 금리인하 기대도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