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KCC 형제간 계열분리?…KCC-KCC글라스 분할 배경에 관심
[이슈분석] KCC 형제간 계열분리?…KCC-KCC글라스 분할 배경에 관심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0.1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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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KCC가 내년을 기점으로 KCC의 유리, 홈씨씨, 상재 사업부문을 분할한 KCC글라스를 출범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업분할을 기점으로 형제간 계열분리 구도가 구체화되라는 전망이 적지 않은 탓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그간 승계구도가 불투명했던 KCC그룹의 차남 정몽익 KCC 사장의 계열분리 여부다. 

11일 KCC그룹 안팎에서는 KCC-KCC글라스의 인적분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칭 KCG로 거론되던 분할법인의 사명이 KCC글라스로 확정되고 주주총회가 내달 13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KCC가 회사분할결정 보고서에 언급한 분할 목적이다.

KCC 측은 “각 사업부문별 사업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신속학고 전문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에 대한 설명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향후 계열분리의 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KCC그룹은 총수 2세의 분리경영이 아직 확고히 되지 않은 상태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 슬하의 3형제 중 장남인 정몽진 KCC 회장은 그룹의 핵심인 KCC의 지분 18.4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차남인 정몽익 KCC 사장이 보유한 KCC 지분은 8.80%에 불과하다.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KCC건설 지분 29.99%를 보유한 것과는 달리 정몽익 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코리아오토글라스(KAC)의 지분 25.0% 뿐이다. KAC의 매출은 KCC건설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형제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얕았던 셈이다. 

이번 KCC의 인적분할이 정몽익 사장의 홀로서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근거도 없지는 않다. 이번 분할에서 모든 계열사 지분이 존속법인인 KCC에 귀속되지만 유독 정몽익 사장이 최대주주인 KAC는 분할법인인 KCC글라스에 귀속된다. 

KCC가 이번 분할에 들이는 정성은 적지 않다. KCC는 지난 10일 정정공시를 통해 분할 전 기준 상호 연대보증하는 1000억원을 조달해 KCC글라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분할 후 KCC글라스의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해서다. KCC가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례적인 추가 차입이다. 

자금 조달을 감안하면서까지 KCC글라스의 분할을 단행하는 배경에는 당연히 KCC형제의 계열분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업계에서는 정몽익 사장이 보유한 KCC의 지분 8.80%를 다른 두 형제가 보유한 KCC글라스 지분과 교환하는 형태로 KCC글라스의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KCC와 KCC글라스의 분할비율은 0.8417998 대 0.1582002다. 

이는 KCC건설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쓸 가능성이 높다. 정몽열 사장은 현재 KCC건설의 2대주주로 1대주주는 KCC다. 향후 계열분리 과정에서는 정몽열 사장이 보유한 KCC의 지분 5.28%를 KCC가 보유한 KCC건설 지분과 교환할 경우 KCC건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KCC와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세 형제는 별도의 출자나 증여세 발생 없이 계열분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오는 11월 1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의 분할계획서 승인은 별다른 이변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KCC글라스가 분할 후 재상장 되기 때문에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KCC총수일가의 지분은 39.3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범현대가가 과거 형제간 경영승계 과정에서 계열분리가 수차례 이뤄졌던 것을 보면 KCC도 계열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정리에 나섰다는 전망이 많다”며 “다만 KCC가 모멘티브 인수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커졌다는 점에서 이번 분할 시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