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넷마블은 왜 2조원 규모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섰나
[이슈분석] 넷마블은 왜 2조원 규모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섰나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10.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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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닌 이종사업 분야서 성장 위한 돌파구 찾기
국내 대형 게임업체 중 하나인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초 웅진코웨이 예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본입찰에 깜짝 합류한 것이다.

최근 하락세로 접어든 매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넷마블이 게임이 아닌 이종 사업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아나섰다는 분석이다.
 
넷마블 사옥|넷마블 제공
넷마블 사옥|넷마블 제공
■ 본입찰 마감…'유력 후보' SK네트웍스 빠지고 넷마블 합류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0일 웅진코웨이의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넷마블과 베인캐피털 등 2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 올랐던 SK네트웍스와 칼라일,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 컨소시엄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지난 8월 웅진코웨이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날 본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넷마블 측은 "넷마블은 게임산업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실시했다"며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웅진코웨이 인수 본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꼽혔던 SK네트웍스는 본입찰에서 발을 뺏다. SK네트웍스는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미래 성장 방향과 연계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검토했으나, 해당 기업의 실질 지배력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는 현재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1위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는 국내 렌털 사업자다. 기업 가치는 2조원 선이란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이 넷마블과 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의 2파전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넷마블, 하락세로 돌아선 매출…이종 사업에서 돌파구 마련

넷마블의 신사업 진출은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전략이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내부적으로는 넷마블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와 'BTS 월드' 등이 생각보다 큰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매출 실적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WHO의 게임질병코드', '중국 판호 발급', '국내 게임 규제' 등 업계 전반적으로 다양한 악재가 산적해 있어 안정적인 수입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넷마블이 앞서 게임업계 1위 업체인 넥슨 인수에 나선 것도 이같은 절실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넥슨 인수가 백지화로 돌아가면서, 넷마블에게는 게임 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이 렌털 1위 업체 웅진코웨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게임 외에 분야에서 '캐시카우(Cash Cow)'를 얻게 되는 셈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58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때마침 국내 렌털시장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렌털시장 규모가 지난 2006년 3조원에서 오는 2020년 40조1000억원까지 폭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넷마블의 이번 인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넷마블이 앞서 넥슨 인수를 위해 현금성 자산을 상당 부분 확보해 둔 만큼, 웅진코웨이 인수 자금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의 신작 모멘텀 상실과 대외적 악재 탓에 게임 사업보다는 이종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듯 하다"며 "인수가 성사된다면 넷마블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