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車 녹화합니다” 8자리 새 번호판에 日수입차 이중고
“日車 녹화합니다” 8자리 새 번호판에 日수입차 이중고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10.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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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8자리 자동차 번호판이 도입되면서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때 아닌 불똥을 맞았다. 일본의 수입제한 조치 이후 국내 불매운동 등으로 관계가 악화되는 와중에 신차에 새로운 번호판이 붙어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브랜드의 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수입차의 등록대수는 1103대로 전체 판매량의 5.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9월 일본 수입차 판매량은 2744대로 전체 판매량에서 15.9%를 차지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브랜드별로 9월 한달간 렉서스는 469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9.8% 늘었지만 전월 대비로는 22.2% 감소했다. 토요타는 같은 기간 374대로 전년 동월 대비 61.9%, 전월 대비 31.0% 줄었다. 혼다 역시 9월 판매가 166대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82.2% 줄었고 전월 대비로는 20.3% 늘었다. 닛산은 48대로 전년 동월 대비 87.2%, 전월 대비 20.7% 감소했다. 

9월 수입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성장한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감소가 가시화되는 셈이다. 

여기에는 새롭게 도입된 번호판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8자리 번호판을 달고 출고될 경우 불매운동이 가시화되기 이전에 구매한 일본 브랜드 수입차와 달리 불매운동 와중에 구매했다는 증거처럼 받아드려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실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8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차의 목격담과 함께 비난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중이다. 여기에는 이들의 교통법규 위반을 블랙박스로 녹화해 신고했다는 무용담도 적지 않다. 여기에는 방향지시등 위반이나 과속, 정지선 위반 같은 경미한 교통법규 위반도 포함된다. 

당연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 심지어 소비자 일부는 차의 엠블럼을 다른 로고로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량 뒷유리 스티커에는 ‘일본차라 죄송해요’라는 문구까지 등장해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이후 수입차 구매를 꺼리던 소비심리에 새로운 8자리 번호판은 또 다른 부담요인이 됐을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평균 15%를 넘나들던 일본 수입차의 비중이 불매운동 이후에는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