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DLF 불완전판매 지적에 비상...고객자산 관리체계 '대수술'
은행들, DLF 불완전판매 지적에 비상...고객자산 관리체계 '대수술'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0.02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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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 고객관리비중 높이고, 상품심의위원회 역할 강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지적도

파생결합상품(DLS·DLF) 대규모 손실 여파를 겪고 있는 은행들이 '고객자산 관리체계' 대수술에 나섰다.

이번 '고객자산 관리체계' 개편은 실적보다 고객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주 내용이다. 하지만 DLF 사태로 고객 피해가 이미 발생한 뒤여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고객수익률 향상, 안전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내용으로 한 고객자산 관리체계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초부터 시작된 DLF 사태로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높이는 데만 급급해 정작 고객자산 리스크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계속된 데 따른다.

(왼쪽부터)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고객자산 관리체계 개편 내용은 크게 ▲영업점 평가제도(KPI) 개선 ▲고객 포트폴리오·수익률 모니터링 강화 ▲상품 심의절차 강화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이는 은행이 그동안 소비자보호에 소홀했다는 금융감독원의 판단에 근거가 됐던 부분들이다.

앞서 지난 1일 금감원은 DLF를 판매한 은행의 내부 상품심의위원회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KPI에서 비이자수익 배점이 과도하게 높은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아 프라이빗뱅커(PB)들이 수수료가 높은 고위험상품을 경쟁적으로 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에 DLF 사태의 중심에 있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고객자산 관리체계를 고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우선, 하나은행은 고객 상담부터 상품에 대한 사후관리까지 투자상품 가입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전면 재설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객 리스크를 최소화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고객 자산이 고위험상품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고위험 투자상품의 투자 한도도 설정한다. 또 KPI에 고객수익률 등 고객 관리 비중을 2배 이상 상향조정했다. '고객 투자 분석센터'도 신설해 고객 투자성향 평가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고객케어 집중 조직'을 신설하고 KPI, 조직·인력, 투자 프로세스 등 시스템 전반을 개편한다.

특히, KPI를 고객수익률 개선도, 고객서비스 만족도 등 고객 중심 평가지표로 바꾼다. 고객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상품 수익률이 위험 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과 투자 위험관리 시스템도 도입한다.

신한은행은 선제적으로 KPI 고객관리 비중을 확대한 경우다. 올해 7월부터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협업 자산관리센터인 신한PWM센터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는 고객가치 관련 평가비중이 확대 적용됐다.

특히, 전국 27개 신한PWM센터 중 VIP고객 자산관리 전담 복합점포인 신한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와 강남센터의 경우 고객 관련 평가비중을 기존 10%에서 30%로 확대했다. 나머지 신한PWM센터도 평가비중을 10%에서 16%로 늘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7월부터 PWM프리빌리지센터 두 곳에서 먼저 파일럿으로 KPI 고객 관련 평가비중을 30%로 높였고 다른 PWM에서도 비중을 16%로 늘렸다"며 "보완할 부분은 더 보완해서 내년 초 이 비중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강화를 위해 금융투자상품 판매·서비스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KPI를 수익성보다 고객 수익률과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여기에 투자상품 판매 심의 단계를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하고 투자상품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심의 절차를 강화한다. 또 고객자산 관리를 위해 종합고객수익률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위험이 크지 않은 채권형이나 혼합형 상품의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앞다퉈 고객자산 관리체계를 개편하고 있지만 이미 DLF 사태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뒤늦은 개편안'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보호 관점을 강조하는 흐름이기도 했고 DLF 사태가 터지면서 전반적으로 리스크 관리쪽을 더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냐는 인식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DLF)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고객자산 관리체계를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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