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1조 신종자본증권 발행…신용도 스텝 꼬일까
CJ그룹, 1조 신종자본증권 발행…신용도 스텝 꼬일까
  • 이연춘
  • 승인 2019.10.0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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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을 육박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CJ그룹의 재무지표 악화 우려가 나왔다. 신종자본증권이 '부채'로 인식될 경우 악순환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당장은 자본확충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추후 '부채'로 바뀌면 회계상 리스크가 커지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도 일반 회사채처럼 부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CJ그룹은 지난 8년간 공격적인 투자로 매출은 약 3배 증가한 반면 총차입금도 3배 늘었다. 이 기간 순차입금은 4배 증가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C제일제당의 경우 미국 쉬완스를 인수하면서 차입부담이 더윽 늘어나면서 그룹의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CJ대한통운과 CJ CGV도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부문 내에서 상대적으로 차입부담이 높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그룹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1조원을 달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금융상품이다. 만기가 없거나 길며 매년 일정하게 이자나 배당을 지급한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에선 하이브리드 증권으로도 일컬어진다.

그룹내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에 5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CJCGV 역시 1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앞서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은 "영구채는 부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국회계기준원 역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자본으로 분류하는 것보다는, 성격에 따라 자본과 부채로 분리해 계상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냈다. IASB는 회계기준 개정을 위해 회원국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올해 CJ제일제당은 미국 쉬완스를 1조5000억원에 취득해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반면 영업실적은 저하되면서 최근 차입부담능력이 상당 수준 약화된 상태"라며 "CJ제일제당은 비핵심자산과 저수익 사업 등의 매각을 통한 차입금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CJ대한통운 역시 영업실적 저하로 차입부담능력은 2017년 이후 이전 대비 약화된 상태라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CJ대한통운은 올해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M&A)를 철회한 바 있고, 물류터미널 증설 마무리 후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CJCGV는 국내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었으나, 중국, 베트남, 터키 등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여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반면 지속적인 site 확장에 따른 판관비 및 고정비 부담 증가로 전사 영업이익률은 소폭의 하락세를 보여 왔다.

강교진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커버넌트 준수를 위한 대응방안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회계상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을 취할 경우, 증권의 자본성 수준에 따라서는 오히려 실질 차입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