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검찰개혁 국민 뜻 받들겠다"
윤석열 검찰총장 "검찰개혁 국민 뜻 받들겠다"
  • 구남영 기자
  • 승인 2019.09.30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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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검찰개혁에 관한 검찰총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차례 명확히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윤 총장의 입장 발표는 전날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 것과 관련해 검찰이 개혁에 조직적으로 저항한다는 비난여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집회 참가자들은 '적폐', '쿠데타' 등 용어를 동원해 조 장관 주변을 대대적으로 수사하는 검찰을 비판했다.

윤 총장은 취임 전부터 검경 수사권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국회에 제출된 검찰개혁 법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조 장관 수사에 착수한 이후에도 이같은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윤 총장은 지난 7월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희가 실무자로서 좋은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겸허하게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라며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나 국회에서 거의 성안이 다 된 법을 검찰이 틀린 것이라는 식으로 폄훼한다거나 저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취임 직후 대검 간부들에게 "국회에 제출된 법안과 관련해 국회의원들을 개별 접촉해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뜻과 국회 결정에 따라 개혁작업에 동참하되 조 장관 수사는 검찰개혁 집회 등과 무관하게 원칙에 따라 진행한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정치권의 공세와 여론 비판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사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애초부터 단기간 내에 마쳐야 할 수사였고 집회 등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수사가 검찰개혁에 저항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수단이 되지 않고, 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 23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둘러싸고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는 과잉수사·인권침해 논란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여성만 두 분 계시는 집에서 많은 남성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고 하는 것들은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것에도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에 참여한 수사인력 6명 가운데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은 여성이었으며, 조 장관 아들도 압수수색 현장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장시간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두 차례 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오느라 시간이 지체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모펀드와 자녀 입시 등 여러 의혹에 연루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는 이번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정 교수 측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정 교수 출석 일정이 확정되더라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 앞에 취재진 수십 명이 상시 대기 중이어서 출석 장면이 언론에 공개될 전망이다.

정 교수는 이번주 초반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정 교수가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실제 운영자로 지목된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씨의 구속기간이 다음달 3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정 교수가 코링크PE 투자·운용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조씨를 재판에 넘기기 전에 정 교수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검찰은 이날도 조씨를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했다.

정 교수는 제기된 의혹이 방대한 만큼 두 차례 이상 조사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위조 혐의 이외에도 제1저자 논문 등재로 논란이 된 단국대 인턴,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된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 등 딸과 아들(23)의 고교·대학 시절 인턴활동 전반이 검찰 수사망에 들어간 상태다. 딸은 두 차례, 아들은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 장관 아들이 서울시 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 부실하게 활동하고 인증서를 발급받았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최근 서울시 평생교육국 등지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청소년참여위원회 관련 기록을 제출받았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지난달 서울시 자료를 근거로 조 장관 아들이 한영외교 3학년이던 2013년 3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서울시 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19차례 회의 중 4차례만 참석했다고 밝혔다. 내부규정에 특별한 사유 없이 5회 이상 활동 및 회의에 불참하면 해촉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도 정상적으로 인증서를 발급받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청소년들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지 해당 사유가 발생했을 때 반드시 해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5회 이상 불참한 위원은 조 장관 아들을 포함해 7명이었지만 해촉한 사례는 한 명도 없었으며 모두 동일하게 활동증명서가 발급됐다"고 해명했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