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은행 '콜라보·고금리 상품' 뜬다
저금리시대, 은행 '콜라보·고금리 상품' 뜬다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9.2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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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예대율 규제 강화 대비 예수금 확보 전쟁

초저금리 기조에 예금금리가 1%대로 내려앉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금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통신, 여행업계 등과 제휴하거나 자체 고금리 특화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금융플랫폼 페이코(PAYCO)에서 1년 정기적금에 가입하면 최고 연 5.0% 상당의 이자와 페이코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페이코 X SC제일은행' 적금을 판매한다. 기본금리 연 1.6%에 첫 거래 고객, 페이코서비스 이용 고객 등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8일 자체 주택청약종합저축과 함께 가입하면 연 3%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신한 마이홈 적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당일에 한해 가입 가능한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2%고 적금 만기시점에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보유하기만 하면 우대금리 1%포인트를 더해 3%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5일 최고 연 6.0% 금리와 여행객 맞춤형 제휴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여행적금2'를 출시했다. 가입기간 6개월 또는 1년인 정기적금으로, 기본금리 연 1.8%(가입기간 1년 기준)에 우대금리 최대 연 4.2%포인트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여행적금2'는 지난해 출시 7개월 만에 완판(20만좌)을 기록했던 '여행적금1'의 인기에 힘입어 기획된 상품으로, 출시 1개월도 안돼 현재 판매량 10만좌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모바일 금융서비스 핀크, SK텔레콤과 협업해 5%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T high 5적금'을 출시했고, 웰컴저축은행도 LG유플러스와 제휴해 최대 연 8%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적금 상품 'U+웰컴투에이트'를 선보였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 상품을 내놓는 데에는 고객 유치 뿐만 아니라 예대율 규제 강화에 대비해 예수금을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대율은 원화 예수금 대비 원화 대출금 비율로, 예대율 비율은 100%를 넘기면 안된다. 100%를 넘을 경우 신규대출 등 영업에 제한을 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오는 2020년 1월부터 새로운 예대율 산정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은행의 원화 대출금 규모 산정 시 가계대출에 115%, 개인사업자대출에 100%, 기업대출에 85%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 주 골자다. 현재는 모든 항목에 100%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즉, 새로운 예대율 산정방식에 따라 은행들이 예대율 100%를 맞추기 위해서는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은 늘려야 한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우량기업 위주의 대출을 할 수밖에 없어 기업대출을 무작정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은행들이 고금리 적금을 내세우며 예수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예대율 관리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을 맞추는 게 예금을 늘리거나 대출을 관리하든가 둘 중 하나인데 결국은 예금을 늘리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은행으로서는 경기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량한 기업 위주로 자산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새 예대율을 대비해서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고금리 특판이나 고금리 적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