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빛 보는 해외수주 
건설업계, 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빛 보는 해외수주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9.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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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4분기 건설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수주 낭보가 잇달아 터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년간 공을 들였던 해외 사업의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극적인 수주를 기록한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숙원사업이던 나이지리아 LNG Train7에 대한 EPC 원청 우선협상 대상자로 낙찰됐다. 전체 사업비는 5조원으로, 대우건설은 전체 EPC 금액의 약 40% 수준으로 JV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글로벌 건설사들의 독과점 시장으로 여겨져 온 LNG 액화 플랜트 EPC 분야에서 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청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대우건설이 최근 부진했던 해외수주에 대한 우려를 획기적으로 해소했다는 점도 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이지리아 보니섬 LNG 플랜트 시설 전경.ㅣ사진=대우건설
나이지리아 보니섬 LNG 플랜트 시설 전경.ㅣ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를 토대로 모잠비크, 카타르, 인도네시아 LNG 액화 플랜트 입찰에 참여,  추후 발주 예상되는 러시아, 파푸아뉴기니 등 신규 LNG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 16일 인도네시아에서 4조7000억원(39억7000만달러)짜리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PT PERTA MINA)의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를 최종 확정한 것.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2조6000억원(21억7000만달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수주가 인도네시아 정유개발 마스터플랜이 가동되는 첫 번째 사업으로, 페르타미나가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정유설비 프로젝트의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보고 있다. 아세안 최대 산유국인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함으로서 확대되는 동남아시아 화공플랜트 시장 내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앞서 GS건설은 태국의 MC Polymers가 발주한 2700억원(2억3000만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HMC PP(폴리프로필렌)4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HMC PP4 프로젝트는 태국 라용주(州)에 위치한 맙타풋(Map Ta Phut)공단 안에 연산 25만톤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다. 

GS건설이 지난 2007년 7월경 HMC Polymers에서 발주한 HMC PP3 프로젝트를 수주해 지난 2009년 준공한 것이 높은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 PP4 프로젝트는 PP3 프로젝트 바로 옆 부지에 공장을 추가하는 프로젝트다. 

이 외에도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도 4분기 중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낙찰받은 이라크 커먼 시워터 플라이 사업(25억달러)의 본계약 및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7억달러) 등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알제리 하시메사우드 정유시설(12억달러), 미국 PTTGC 석유화학 시설(11억달러) 등의 수주 낭보를 기다리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입찰 대기 중인 해외프로젝트 중 4분기에 결과가 예상되는 것은 현대건설이 141억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이 106억달러, GS건설이 68억달러, 대우건설이 5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해외 수주의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해외 수주목표를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