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하'로 부담 던 한은,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커져
'미 금리인하'로 부담 던 한은,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커져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9.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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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미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운용 부담 덜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시간) 두 달만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시장은 미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은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미 연준은 17~18일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말 10년 7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2개월 만에 또 한차례 인하한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이 계속된 데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실제 이날 연준은 고용, 소비 등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무역분쟁 등으로 기업투자와 수출이 둔화됐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치를 밑돌았다고 판단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종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향후 경기전망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만약 경제가 하강한다면 더욱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번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으로 한은의 10월 금리인하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8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한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한은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은 입장에서는 이날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부담도 덜었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상태에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미 금리차 확대로 외국인 자본 유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한은의 금리인하 부담도 커진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는 미국보다 더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한데 연준이 연내 한 차례 인하에 그친다면 한국은행은 최소한 두 차례 인하를 통해 경기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은 10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이후 경기흐름에 따라 연내 추가인하를 고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또 한번의 매파적 인하를 단행했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연준의 9월 인하로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주열 한은 총재도 연준의 결정을 두고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결과"라며 "연준의 이번 인하는 여타국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의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