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라도 완벽하게 조립할 수 있는 시스템(Fool Proof)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민병두 쌍용자동차 창원공장담당(상무)의 말이다. 숙련되지 않은 직원이라도 시스템적으로 완벽한 엔진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 쌍용차 창원공장은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엔진을 생산하는 곳이다. 다만 다른 공장과는 사뭇 다른 자부심도 적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구축한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탄생된 공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쌍용차 창원공장은 벤츠의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엔진의 내구와 신뢰도에 상당한 개선을 보고 있었다. 

지난 18일 쌍용차 창원공장을 직접 방문해봤다. 쌍용차 엔진 생산라인이 미디어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용차 창원 공장은 1991년 메르세데스-벤츠와 기술제휴를 통해 디젤, 가솔린 엔진 기술을 받아드린 이곳은 1994년부터 엔진생산을 시작하면서 쌍용차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열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창원공장 내부적으로는 벤츠의 시스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묻어 있다. 실제 무쏘나 렉스턴 모델을 100만km 몬 차도 드물지 않다. 벤츠 엔진 기술에서 시작된 DNA가 그만큼 내구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민 상무는 “최근 개발된 가솔린 1.5 터보 GDI엔진은 경쟁차종 중에서는 월등하게 앞서 있다”며 “창원공장에서 벤츠 생산 시스템을 비롯한 전수검사 시스템, 자동화 등을 도입하면서 내구와 신뢰성에 상당히 앞서 있다”고 자부했다. 

가솔린 1.5 터보 GDI 엔진은 ‘티볼리’, ‘코란도’에 탑재된 쌍용차 최초의 터보 가솔린 엔진이다. 그동안 디젤 엔진을 중심 모델만을 판매해왔던 쌍용차에게는 획기적인 변화로 꼽힌다. 동시에 쌍용차의 새로운 경쟁력이기도 하다. 쌍용차의 2014년 내수 판매 6만9036대 중 가솔린 모델 비중은 3.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만9140대 중 가솔린 모델 비중은 30%까지 상승했다.

이들의 변화의 핵심은 창원공장의 두 개의 생산라인에 있다. 창원공장의 독특한 점은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이 같은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되는 혼류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실제 1공장에서는 1.5~1.6리터의 소형엔진을, 2공장에서는 2.0~2.2리터의 중형 엔진을 생산하고 있지만 각 생산라인에서는 디젤과 가솔린, 터보엔진을 가리지 않고 함께 생산된다. 컨베이어 벨트 위의 엔진이 각기 다른 모양인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자동차 엔진은 부품만 2만 여 개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각 생산라인당 공정이 70여개에 달한다. 먼저 엔진의 핵심인 엔진 가공라인은 커다란 공작기계가 줄을 서있는 모습으로 공장 직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100% 자동화가 이뤄진 탓이다. 공작기계의 내부에서는 거대한 드릴이 엔진에 들어가는 크랭크 샤프트, 실린더 블록 등을 깎고 가공하는 모습이 보였다. 거대한 로봇암이 각 부품을 분류하고 운송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조립라인에 들어간 이후다. 조립라인의 자동화율은 약 55%정도라고 한다. 45%가량은 사람의 손을 빌려야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천정에서 길게 늘어진 전동드라이버를 통해 엔진의 볼트와 너트를 조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각 공정에서 RFID 태그다. 공정에서 품질데이터가 중앙서버로 자동전송 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공정 중간 중간에 각종 검사 설비가 자리한 것도 눈에 띈다. 미스매치를 찾기 위한 콜드테스트부터 누설을 점검하는 리크테스트 등도 생산라인에서 이뤄진다. 

이런 편집증 같은 품질점검은 공장 곳곳에서 걸려있는 “불량품은 받지도 않고, 만들지도 말고, 주지도 말자” 표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창원공장의 분위기는 벤츠의 기술 제휴를 통해 시작된 엔진공장 특유의 DNA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창원공장은 벤츠의 기술과 라이센스, 시험 및 검증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엔진의 기본적인 혈통이 벤츠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 상무는 “RFID를 통해 전산으로 품질을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를 즉시 확인 할 수 있다”며 “품질관리나 품질정책, 생산정책을 벤츠 것을 도입해 기본적으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벤츠 엔진이다”라고 자부했다.

실제 이런 자신감은 자체 개발한 가솔린 1.5 터보 GDI엔진의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쌍용차가 37개월간 개발한 이 엔진은 최근 ‘뷰티풀 코란도’에 탑재된 바 있다. 현재 ‘뷰티풀 코란도’는 58% 가량이 가솔린 모델로 판매되고 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