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제전쟁] 두번째 조치 나선 한국…"일본과 배경 다르다"
[한일경제전쟁] 두번째 조치 나선 한국…"일본과 배경 다르다"
  • 이연춘
  • 승인 2019.09.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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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맞서 11일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조치에 나섰다.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본이 한국의 수출통제 능력을 문제 삼은 상황에서, 일본의 허술한 전략물자 수출 통제 능력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18일 일본을 한국의 수출절차 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했다.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해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많아 공조가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아울러 기업이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 대응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지난달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대해 불화폴리이미드·레지스트·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로 대응하고,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대해서는 맞보복해 일본의 수출통제 능력 문제를 부각시킨다는 일종의 '투 트랙' 전략의 일환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관보에 게재하고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고시 개정안은 지난달 14일 행정예고한 것과 동일하다. 정부는 8월 14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의 규제 심사를 거쳤다.

일각에선 정부의 '맞대응' 방침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 대응으로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어렵고 오히려 일본의 역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역시 대체 수입처 발굴, 핵심 기술 국산화 등에 나섰지만, 잇따른 악재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활동에 고충을 토로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가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두고 미국이 점점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등 한국을 둘러싼 통상환경이 점점 악화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주요 기술·부품의 해외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그룹 계열 반도체 소재 회사인 SK머티리얼즈는 최근 고순도 불화수소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의 소재인 양극재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경북 구미에 2024년까지 이차전지 양극재 6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