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이, 넌 뭐니''...롱패딩 보다 '플리스' 집중하는 패션업계
''뽀글이, 넌 뭐니''...롱패딩 보다 '플리스' 집중하는 패션업계
  • 전지현
  • 승인 2019.09.18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롱패딩에 집중했던 패션업계가 일명 '뽀글이' 전쟁에 돌입했다. 빨라진 가을에 맞춘 간절기 수요를 겨냥해 출시 시기를 앞당겼을 뿐 아니라 물량수도 대폭 확대해 뽀글이 판매 높이기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플리스’(Fleece)는 폴리에스테르 원단에 양털처럼 부드러운 파일(pile)이 일어나도록 만든 보온 원단으로, 양털처럼 뽀글뽀글한 형태로 일명 ‘뽀글이 재킷’이라고 불리고 있다. 플리스는 방한효과가 높고 가벼운데 반해 간절기 아웃터로 입다 추워지면 패딩 속 이너웨어로 활용할 수 있어 간절기부터 겨울까지 활용도가 높다.

사진=각사.
(사진 좌측부터) 아이더 '스리드', 노스페이스 '씽크 그린 플리스 재킷', 블랙야크 '야크플리스'. 사진=각사.

과거 플리스 재킷은 중년 남성들이 사무실이나 집에서 입는 ‘아재 패션’으로 여겨졌지만, 올해는 복고 열풍과 실용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트렌드 영향에 다양한 연령층의 데일리 아우터로도 자리를 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리스는 가을엔 보온성 좋은 간절기용 아우터로, 겨울엔 패딩 안에 겹쳐입는 이너웨어로 활용성이 높다"며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가을을 영향에 판매 주기가 더 길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패션업계는 지난해 보다 물량을 확대하거나 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추세다. 휠라는 따뜻하고 포근한 촉감의 보아 소재를 사용한 플리스 아이템 물량을 전년대비 약 6배 증대해 출시했다. 휠라 휠라 ‘팝콘 보아 플리스’는 주 소비자층인 Z세대를 겨냥해 복고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아이템이다.

지난해 9종의 플리스 소재 제품들을 출시했던 밀레는 올해 19종으로 스타일을 다양화했다. 이는 작년 대비 110% 증가한 수치로, 19 F/W 시즌 화보를 통해 뽀글이 재킷의 TPO 스타일(시간·장소·상황에 맞춘 패션 스타일)을 제안했다.

마운틴 스타일의 ’에티 재킷’은 양털처럼 부드러운 감촉을 가진 데다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플리스 재킷이다. 옆선에 파워 스트레치 소재를 일부 적용해 활동성을 강화했으며 방풍·투습 기능이 우수해 아웃도어 활동 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사진 좌측부터) 휠라 '팝콘 보아 플리스', . 사진=각사.
(사진 좌측부터) 휠라 '팝콘 보아 플리스', 밀레 '에티 재킷', K2 '비숑 플리스 자켓'. 사진=각사.

노스페이스도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핵심 아이템으로 전년대비 2배 확대했다. 리사이클 플리스를 적용한 '씽크 그린 플리스 재킷(Think Green Fleece Jacket)'은 재활용 원료 적합성을 증명하는 국제 인증 기준을 거친 원사만을 사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 제품을 통해 총 370만개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노스페이스는 재킷류 외 롱코트와 베스트, 아노락 등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네파는 겉면은 보아(도톰하고 복슬복슬한) 플리스(부드러운 폴리에스터 소재)를, 등 뒷면은 소프트한 플리스 소재를 덧대 따뜻하고 쾌적하게 입을 수 있는 '데이브 보아 플리스'를,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활동 시 체온 유지를 위해 미드레이어로 개발된 ‘플리스’에 블랙야크만의 기술력을 담은 ‘야크 플리스(YAK Fleece)’ 시리즈를 출시했다.

또 K2 ‘비숑(BICHON) 플리스 재킷'은 곱슬거리는 털이 특징인 프랑스 견공 비숑 프리제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템으로 겉감에 포근한 양털 모양의 플리스 소재를, 안감에 구스 충전재를 적용해 보온성을 강화했고, 아이더는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활동성을 제공하는 고어 인피니움 안감이 적용돼 움직임이 자유롭고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스리드(SRID)’를 내놨다.

나정수 밀레 의류기획부 차장은 “플리스는 보풀이 잘 생기지 않고 다른 소재와는 달리 물에 잘 젖지 않으며 젖어도 신속하게 마르는 특성이 있다”며 “플리스 재킷 하나만으로 복고풍의 느낌을 연출할 수 있고 믹스매치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로도 활용 가능한 점이 젊은 층에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