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LG' 인적쇄신 구광모 회장…연말인사 주목
'뉴 LG' 인적쇄신 구광모 회장…연말인사 주목
  • 이연춘
  • 승인 2019.09.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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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와 뉴LG를 위한 변화.'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안정적이고 보수적 색채가 강한 LG의 기업문화를 실리추구형으로 빠르게 바꾸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새 최고경영자(CEO)에 정호영 LG화학 사장이 선임되면서 다가오는 연말 LG그룹 정기인사에서 일부 계열사 CEO 교체 등 '인적 변화'의 바람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17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한상범 부회장은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호영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 부회장은 회사 실적 부진과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한 부회장의 전격 퇴진을 두고 구 회장의 성과주의 인사 스타일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상반기 실적 발표를 즈음해 이미 퇴진 의사를 밝힌 한상범 부회장을 전격 교체하기로 한 것은 결국 구 회장의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중국의 LCD 저가 공세 속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 OLED에서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한 부회장이 실적 악화 등 현재 경영 상황에 책임을 지고 용퇴를 결심했다"며 "새 CEO를 중심으로 내년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정기 인사 이전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구 회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미래 준비'가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구 회장은 지난해 첫 이사회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순혈주의에도 균열을 낸바 있다. 기존 사업을 새로운 시각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외부인사를 과감하게 채용했다.

대표적으로 3M 출신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들 수 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창립 이래 첫 외부출신 CEO다. 그는 지난 4월 조직개편을 통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LG화학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지주회사인 ㈜LG에도 새로운 사람을 앉혔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베인앤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영입했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으로 데려왔다.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지낸 김이경 상무는 인재육성담당으로 영입했다.

취임 2년차를 맞는 올해 '구광모 시대' 색깔내기는 연말 인사에서 재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상범 부회장에 이어 권영수·조성진·차석용·하현회 등 현재의 부회장단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