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8K TV 기술설명회
반격 나선 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8K TV 기술설명회
  • 이연춘
  • 승인 2019.09.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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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를 두고 LG전자 공세가 매서워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반격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8K TV 시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 속에 국내 1·2위 업체 간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17일 서울 여의도 본사 트윈타워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8K TV 기술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 8K TV와 비교하면서 기술적 관점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문제점으로 지적한 핵심은 표준 규격 '화질 선명도(CM)'다. 앞서 LG전자는 IFA 2019에서 "LG 나노셀 8K TV의 CM은 90%로 나온 데 비해 삼성 QLED 8K TV는 12%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CDM이 8K 해상도의 표준규격을 정할 때 삼성도 관련 논의에 동참했는데, 이제 와서 모르겠다며 발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당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1등을 헐뜯는 건 기본"이라며 "잘못된 것이 있다면 보겠지만 어떤 잣대로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삼성전자도 '8K 화질 설명회'를 진행 할 예정으로 이들 기업간 신경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무대응 방침이던 삼성전자도 칼을 빼든 모양새다.

8K TV를 국내 첫 출시하며 주도권을 잡아가는 상황에서 8K의 핵심 기능인 화질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LG전자가 주장하고 있는 화질선명도 조사의 신뢰성을 문제 삼는 한편, 일부라도 허위 비방이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6일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경쟁사인 LG전자가 삼성전자 8K TV의 화질선명도가 국제기준에 못 미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화질을 인증하는 데는 없다"면서 "화질이 좋든 나쁘든 8K를 만들면 해상도는 8K이고, 제조사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8K 화질 논란에 대해 "그런거 신경 안 쓴다. (화질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면서 "8K 칩 개발하느라 3년간 고생했는데, 화질 관련해서는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인공지능(AI) 기반 8K 업스케일링 기술 확보를 위해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

다만 이번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른 표준 규격 '화질 선명도'(CM)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LG전자가 밝힌 LG와 삼성의 8K TV CM값이 각각 90%와 12%로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어 관련 측정 기준이 '8K 공방'의 결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CM(contrast modulation)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해상도 표준규격 가운데 하나로 정한 측정 기준이다. ICDM은 LG전자, 삼성전자, 파나소닉 등 주요 제조사 50개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 인증기관으로 2016년 정기총회에서 "해상도를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에서 선명도 개념이 더해져야 한다"고 규정했다.

업계 일각에선 8K T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시장에서의 패권 다툼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8K TV 출하량은 1만 8600대였지만 오는 2022년 504만 6000대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8K TV 시장을 누가 선점하는지에 따라 업체 간 시장 점유율도 급변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금액 기준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31.5%를, LG전자는 16.5%를 각각 기록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