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PO 시장...미국 '웃고' 한국 '울고'
글로벌 IPO 시장...미국 '웃고' 한국 '울고'
  • 어예진 기자
  • 승인 2019.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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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O 시장, 2분기 이후 증가세
한국은 성적 저조, 예정 기업도 적어
전문가 "10월이 한국 IPO시장 반등 시점"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세계 주요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얼어 붙으면서 신규 상장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조건 속에서 미국 IPO 시장 성적은 한국보다 월등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IPO 시장, 2분기부터 ‘활황’

미국 IPO 시장도 1분기는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기업공개 시장에 회복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IPO 시장은 2분기에만 62개 기업이 상장했고 약 250억달러(한화 약 30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거래 건수 기준으로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이며, 자본 규모로는 5년래 최대다.

상장 이후 이들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30%에 달한다. 수익을 올린 종목의 대부분이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미국 IPO 시장의 활황을 일으켰다.

다만, 2012년 페이스북 이후 미국 기업 IPO 중 최대로 꼽혔던 81억달러(한화 약 10조원) 규모의 UBER(우버)는 상장 첫 날부터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반면 올 2분기 가장 대어로 꼽혔던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 Beyond Meat(비욘드미트)는 지난 5월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준 공모가 대비 487.6%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ZOOM VIDEO(줌비디오)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10일 기준,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는 123.2%가 올랐다.

글로벌 투자 은행인 르네상스 캐피털의 캐슬린 스미스(Kathleen Smith)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상장 기업이 적절한 초기 가격을 선정했고, 전반적으로 시장의 강세가 투자자들에게 주가 모멘텀을 제공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이어 “올해 주식 시장에 많은 배당금이 지급되고 있어 IPO 투자자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  IPO는 지지부진…62%가 공모가 밑돌아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기준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37개(코스피 2개, 코스닥25개, 스펙 제외) 종목 가운데, 23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신규 상장 기업의 62.1%다.

연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노랑풍선과 셀리드는 11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각각 -20%, -34.8%가 떨어졌다. SNK(에스엔케이)의 경우 4만400원에 형성된 공모가는 54.3%가 줄었다.

IPO 시장 성적이 부진하면서 신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수요예측 성적은 물론 예비심사 청구 기업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벌인 6개사 가운데 나노브릭과 네오크레마, 라닉스, 올리패스 등 4곳의 공모가는 희망 범위 미만으로 결정됐다.

같은 기간 상장 예비심사 청구 기업도 11곳(코스피 1곳·코스닥 1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들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수는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두 곳으로, 시가총액이 3000억원 이하 규모에 불과했다. 최근 3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연평균 수가  7~8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 하반기 IPO 시장은 모두 '희망적'

다행히 하반기 국내 IPO 시장은 희망적인 의견이 많다.

특히 10월은 롯데리츠, 한화시스템 등 대어급 회사들의 상장이 예상되고 있어 IPO 시장의 반등 시점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10월의 대규모 공모청약으로 인해 IPO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공모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 IPO 시장도 위워크(WeWork) 상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밝다.

나스닥은 “지난달 말 기준, 68개의 미국 기업들이 하반기 기업 공개를 예정하고 있으며, 역사적 추세와 IPO 기록에 기초하면 50~70개의 미국 기업이 연말까지 150억달러(한화 약 18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들의 예상대로 기업공개가 이뤄진다면 2019년은 지난 2014년 이후 IPO 최대 거래량을 기록할 수 있는 해가 된다.

이런 가운데, 남은 하반기 가장 거물로 주목 받고 있는 위워크는 최대 4조8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IPO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 위워크의 기업가치가 기대보다 저조하게 평가되면서,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이들의 IPO를 연기하자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위워크 상장 불확실성이 시장에 퍼진 상황이다. 하지만 현지시간 1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위워크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IPO를 위한 '로드쇼'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Peloton(펠로톤)이 현지시간 12일 상장했으며, 원격 치아교정기 업체 SmileDirectClub(스마일다이렉트클럽)이 13일 상장됐다. 이밖에도 온라인 식품 배달 서비스 Postmates(포스트메이츠), 그리고 Airbnb(에어비앤비) 가 올 가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